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대부분은 고령층이거나 기저질환자다. 이 사람들의 공통점은 면역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면역력이 낮아져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치명적 상황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한국에서 코로나19 사망자 평균 연령은 74.2세다(기준 3월16일). 80대 이상이 33.3%, 70대 37.3%, 60대 18.7%이며, 전체 사망자의 81.3%가 65세 이상이다. 코로나19가 제일 먼저 발병한 중국 다음으로 이탈리아에서 사망자가 많은 이유는 중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국가이면서 동시에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망자의 90%가 70세 이상이다.
한국에서 코로나19 사망자의 거의 대부분인 98.7%가 기저질환자다. 전체 사망자의 62.7%에 심근경색, 뇌경색, 부정맥, 고혈압 등 순환기계 질환이 있었다. 중복 질환이 있는 경우를 포함하면, 내분비계 및 대사성 질환(당뇨병, 갑상선기능저하증 등) 46.7%, 정신질환(치매, 조현병 등) 25.3%, 호흡기계 질환(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 폐렴 등)이 24.0%를 차지한다. 과거 메르스 사태 때도 사망한 환자 모두 기저질환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였다
세계적인 톱스타 톰 행크스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65세이면서 제2형 당뇨병이 있어서 코로나19에 취약 인자인 고령과 만성질환을 둘 다 가졌다. 하지만 가벼운 감기 증세와 피곤함을 제외하곤 별다른 증상이 없다고 스스로 밝혔다. 톰 행크스가 치명률(감염자 중 사망자 비율)이 높은 위험군에 속하지만 몸의 상태가 안정적인 것은 비슷한 조건을 가진 다른 사람들에 비해 면역력이 높기 때문일 것이다. 질병에 걸렸을 때 아프거나 삶이 불편해 두려운 것이 아니고 죽을 확률이 높으면 두려운 것이다.
불규칙 식생활·과다 스트레스로 위험
요즘 현대인들은 당장 특별한 질병에 걸리지 않았어도 생활이 불규칙하면서 운동량은 적고, 과다한 스트레스와 유해환경에 자주 노출되면서 과거에 비해 면역성이 크게 떨어진다. 면역력 떨어지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은 고개 숙인 남자들이 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미국 윌크스대학 연구팀은 매주 1~2회 성생활은 면역 글로블린A 분비량을 증가시켜 호흡기질환에 대한 저항력을 증강시킨다는 것을 밝혔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 연구팀은 심장발작을 65세 이전에 경험한 사람이 매주 한번 이상 성생활을 하면 사망률이 33~37% 낮아지고, 성생활이 없는 사람들은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이 더 많다고 보고했다. 면역력 강화로 암 치료 효과를 8배까지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입술 주위에 작은 수포들이 생겨나는 헤르페스성 구내염은 헤르페스바이러스 보유자가 면역력이 떨어질 때 생긴다. 여성은 질에 원래 균이 많이 살고 있어도 평소엔 별 문제가 없다가 면역력이 떨어질 때 질염을 겪는다. 바이러스나 세균이 몸에 들어왔는데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활동성이 높아져서 다양한 염증질환을 유발하기 쉽다. 몸 여기저기 염증이 잘 생긴다면 면역력 저하를 의심해볼 수 있다.
건강식품 중 면역력 증강 식품 인기
최근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면역력에 대한 대중들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건강식품에 관해 높은 관심이 면역력 증강 식품으로 옮겨갔다. 홈쇼핑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로 면역력을 강화시켜 준다고 알려진 건강식품의 주문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음식은 근본적으로 백신이나 치료제 같은 의약물질이 아니다.면역력 증강 효과가 있다는 식품을 먹으면서 무조건 면역력이 높아지리라 기대하면 곤란하다. 백신이나 치료제는 직접 효과를 나타내지만 특정한 면역력 강화식품을 많이 먹어서는 별다른 효능이 없을 수 있다. 면역시스템에 필요한 영양소 중 일부가 결핍돼도 면역 시스템이 취약해져 감염이 잘 된다. 균형 잡힌 식사를 하면서 신체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현미와 수수, 보리, 기장, 메밀 등 각종 잡곡으로 밥을 해 먹으면 몸의 저항력이 강해지는 효과가 얻어진다. 현미에는 백미에 비해 다양한 미네랄과 비타민이 들어있으며, 특히 면역 시스템의 균형을 잡아주고 몸이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것을 도와주는 비타민D가 풍부하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한국인의 93%는 비타민D가 부족한 상태다.
미국 매사추세츠병원 연구팀은 혈중 비타민D 농도가 낮을수록 신종플루 바이러스 등에 노출됐을 때 질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밝혀냈다. 만약에 검사 결과 비타민D 농도가 지나치게 낮다면 일단 주사를 통해 비타민D 혈중 수치를 끌어올린 후 비타민D를 복용하면 된다. 천연음식 중 목이버섯을 비롯한 버섯류, 연어, 고등어, 꽁치 등의 생선류, 치즈나 우유, 계란 노른자 등에 비타민D가 많이 들어있다.
아연, 셀레늄, 오메가3, 엽록소(클로로필), 베타카로틴, 알리신 등도 면역력 높이는 데 도움된다. 각 성분이 풍부한 식품은 아연(굴·조개·멸치·게·닭고기·소고기·계란노른자·콩·두부·호박씨), 셀레늄(브라질너트·통곡물·시금치·브로콜리·버섯·각종 육류 및 유제품), 오메가3(고등어·연어·꽁치·청어·호두·아몬드·들기름·아보카도), 엽록소(클로렐라·스피루리나·새싹채소·해조류·녹색채소·녹즙), 베타카로틴(당근·호박·시금치·순무·고구마·멜론·망고·파프리카·살구·완두콩), 알리신(마늘·부추·양파·대파·골파) 등 매우 다양하다.
천연 식품 섭취·운동 ‘면역력 증강’
즉 다양한 색깔을 가진 과일과 채소를 포함해 천연의 식품들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면역력 증강에 가장 좋은 방법임을 알 수 있다. 면역에 관여하는 림프조직과 항원에 대항하는 항체가 단백질로 이뤄져 있어서 양질의 단백질 섭취도 중요하다. 단백질이 부족한 사람에서 면역기관이 퇴화하고 면역세포의 수가 감소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먹을 것이 풍부해진 시대지만 바쁜 생활 속에 외식과 인스턴트 식품 의존도가 높다 보니 열량은 과다하고 영양은 불균형 상태인 경우가 많다. 모발 미네랄 검사를 하면 자신에게 부족한 영양소가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다. 형편상 영양을 골고루 섭취하지 못할 때는 부족한 성분을 위한 영양제라도 보충해야 한다.
운동도 면역세포의 생성을 자극하고 활동을 도와 면역력을 높인다. 다만 지나치게 피로할 정도로 하는 운동은 오히려 면역계 활동을 억제하므로 땀이 약간 생겨날 정도로 하는 게 좋다. 니코틴 노출과 과도한 음주가 각종 질병과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힘을 떨어뜨리는 원리도 과학적으로 밝혀져 있으므로 금연과 음주 습관 개선이 필요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업무에 시달리고 긴장이 지속되면 자율신경의 균형이 무너져 면역기능이 저하된다. 일도 좋고 돈 버는 것도 좋지만 면역력을 떨어뜨릴 만큼 과도한 스트레스 받는 일은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건강을 잃고 천하를 얻은 듯 무슨 소용인가’라는 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