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1분기 매출 및 영업익 증가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3월 중순 이후 본격화된 코로나19 여파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뉴시스DB

현대자동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위기에 처했다. 코로나19 여파가 빗겨간 1분기에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늘었지만 판매량은 급감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된 것은 3월 중순 이후다. 따라서 해외 공장가동 중단과 수요 위축 등의 영향은 올 2분기 실적에 반영된다.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수익성 방어에 나설 방침이지만 해외 비중이 높은 현대차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빗겨간 1분기

현대차는 23일 서울 본사에서 2020년 1분기 컨퍼런스콜을 갖고 2020년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1분기에 ▲판매 90만3371대 ▲매출액 25조3194억원(자동차 19조 5547억원, 금융 및 기타 5조7647억원) ▲영업이익 8638억원 ▲경상이익 7243억원 ▲당기순이익 5527억원(비지배지분 포함) 등을 기록했다. 
1분기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대비 11.6% 감소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6%, 4.7% 늘었지만 문제는 따로 있다.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40.5%, 42.1%씩 줄어든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유례 없는 불확실성에 직면한 가운데 이에 따른 수요 위축과 공장 가동 중단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판매가 감소했다"며 "원화 약세의 우호적 환율 환경과 제품 믹스 개선 등의 영향으로 매출액이 증가했지만 앱티브 합작법인과 관련된 약 1000억원의 기타 매출이 발생한 것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1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실물경제 침체 및 수요 하락 영향이 2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른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어렵고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향후 글로벌 수요 회복 시점에 맞춰 빠른 회복이 가능하도록 유동성 관리 강화, 적정수준 재고 유지 등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의 2분기 전망이 어둡다. 코로나19로 인한 셧다운 등의 여파가 4월 이후 본격 반영되기 때문이다. /사진=현대자동차

진짜 위기는 이제부터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은 2분기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현대차 등이 해외 공장가동을 본격적으로 중단한 것은 3월 중순 이후다. 해외 시장 비중이 80% 이상인 현대차는 휘청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전무는 "올해 수요 증가가 예상됐던 중국이 연초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며 "3월 중순부터는 미국, 유럽, 인도 등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큰 폭의 감소세가 예상되며 중국의 경우 예년 수준의 수요 회복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인도는 최근 국가봉쇄령을 5월 초까지 연장했다. 2분기는 3월 감소 폭 이상의 부진이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수익성 방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 1월과 3월 출시된 GV80와 G80가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달 데뷔한 아반떼도 사전계약 첫날 1만대 이상 계약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하반기 출시예정인 싼타페, 투싼, GV70, 코나 등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해외 시장도 예의주시한다. 코로나19의 확산 정도와 글로벌 수요도 면밀히 모니터링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신차 출시 등을 차질 없이 준비할 계획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1분기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오기 전의 데이터다. 다음달부터 엉망이 될 것"이라며 "신차 출시로 내수는 선방할 수 있지만 글로벌 시장이 무너지는 것이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장의 가동중단, 수요 급감 등에 대한 영향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180만대 수준인 내수시장은 한계가 있다. 현대차는 고민에 빠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