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속노조 '자동차 업종 공동 파업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종철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장의 모습. /사진=김이재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 노조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에서 사측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고자 복직과 정년 연장, 상여금 50% 인상 등 핵심 요구사항에 대한 납득할 만한 제시안이 없다면 파업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금속노조는 19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자동차 업종 공동 파업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종철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장은 "전면 파업은 목적이 아닌 수단"이라며 "상여금 50% 인상과 정년 연장, 해고자 복직 등 세 가지 핵심 쟁점이 아직 해결되지 않아 불가피하게 파업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지난 18일 16차 본교섭을 열었지만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이에 노조는 오는 21일 8시간 전면 파업에 돌입하고 서울 양재동 본사 앞에서 상경 투쟁을 벌이는 등 사측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계획이다.

이 지부장은 "사측은 계속해서 파업에 따른 생산 손실 대수와 금액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조합원들이 요구하는 핵심 쟁점을 수용하는 것이 오히려 회사의 손실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비판했다.

상여금 50% 인상도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상여금은 2007년 이후 20년 가까이 제자리인 반면 당시 11조원대였던 현대차의 사내유보금은 지난해 101조원대까지 늘었다"며 "현대차는 노조의 요구안을 수용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정년 연장과 관련해서는 "정부 부처가 공무직 정년을 단계적으로 연장하고 있고 국가인권위원회도 법정 정년 연장을 권고했다"며 "그런데도 사측은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는 핑계 뒤에 숨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대차 내부적으로 정년을 2년 연장하는 데 드는 추가 비용은 연간 최대 18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며 "순이익 13조원을 내는 현대차가 감당하지 못할 비용은 결코 아니다"고 강조했다.
19일 금속노조 '자동차 업종 공동 파업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한 강성호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장의 모습. /사진=김이재 기자


기아 노조 역시 정년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강성호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장은 "매년 2000여명의 노동자가 정년을 맞아 현장을 떠나고 있다"며 "법 개정을 핑계로 책임을 회피하는 사측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지속 가능한 고용 안정을 위한 국내 투자 확대 필요성도 역설했다. 강 지부장은 "국내 공장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신사업과 신차종 개발 투자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투자를 회피하고 있다"며 "신입사원 채용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 노조와 요구안은 맞닿아 있지만 교섭은 별개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강 지부장은 "'현대차가 타결했으니 기아도 끝내야 한다'라거나 그 반대의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각사 노사 교섭을 통해 전향적으로 최선의 방안을 찾아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