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관실적 1위 놓고 NH투자 vs 한국투자 ‘혈투’… 하반기 IPO시장 대어급 대기

SK바이오팜 상장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지난 6월23~24일 공모 청약을 진행했다. 사진은 24일 NH투자증권 명동WM센터에서 고객들이 SK바이오팜 공모 청약을 하고 있다./사진=NH투자증권.
‘주린이(주식+어린이)’도 공모 청약하는 SK바이오팜 열풍으로 IPO(기업공개) 시장이 뜨겁다. 

올해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얼어붙었던 IPO시장은 ‘대어 기근’까지 시달리며 위축된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하반기 대어급에 꼽히는 SK바이오팜을 시작으로 조(兆) 단위 대어급 상장이 예고돼 있어 활기를 띨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이 가운데 주요 증권사들의 IPO 상장주관실적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SK바이오팜을 시작으로 올해 하반기 상장주관실적 1위 라이벌전을 펼칠 것으로 보여 이목을 끈다.

명실상부 NH투자 VS 추격자 한국투자 ‘투톱’ 경쟁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월 말까지 신규 상장된 회사는 총 12곳이다. 지난해 18곳 대비 6곳(50%) 줄어든 수준이다. 공모 규모도 3650억원으로 지난해(1조원) 대비 약 66% 감소했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 단 한 곳도 없다. 코스피 상장사가 자취를 감춘 것은 관련 통계가 나온 지난 1999년 이후 4번째다. 

상반기 IPO 시장 부진은 코로나19 여파에 주식시장이 침체되면서 저평가를 우려한 기업이 공모를 잇달아 연기·철회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장주관실적에서 1·2위 자리를 유지했던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이름값을 못 했다.  

하지만 SK바이오팜 등판으로 IPO시장에 훈풍이 불자 분위기는 반전됐다. 지난 2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SK바이오팜은 NH투자증권이 대표주관사, 한국투자증권이 공동주관사다. SK바이오팜은 흥행몰이에 성공하며 공모가가 최상단 밴드인 4만9000원으로 정해졌다. SK바이오팜 공모가를 기준으로 NH투자증권은 2494억원, 한국투자증권은 1679억원 규모의 주관실적을 새로 쌓았다. 이는 올해 상반기 상장주관실적 1위인 신한금융투자의 누적 공모액 726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하반기 SK바이오팜에 이어 대어급으로 꼽히는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공동 대표주관을 맡으면서 IPO시장 1위를 다투는 라이벌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두 증권사는 상장주관실적을 절반씩 배분하기로 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5월28일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 기업가치가 3~ 5조원에 이를 것으로 평가된다. 

두 증권사의 하반기 상장주관실적 1위 경쟁 결과는 카카오 계열사의 상장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KB증권과 카카오페이지 공동 대표주관사를,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증권과 카카오게임즈의 공동 대표주관사를 각각 맡았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게임즈가 각각 4조원, 2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본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흥행에 성공한 SK바이오팜에 이어 올해 하반기 예정돼 있는 기업 공모도 좋은 성과를 위해 집중해서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IPO시장 기업 공모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응수했다. 올해 NH투자증권은 위더스제약, 에이플러스에셋, 드림씨아이에스, 마크로밀엠브레인, 한국투자증권은 센코, 아데나소프트웨어 등의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그래픽=김민준 기자.

하반기 IPO시장 대어급 줄줄이 대기

최근 IPO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하반기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다. SK바이오팜 상장 이후에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카카오페이지, 카카오게임즈 등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이 줄줄이 예정된 만큼 하반기까지 공모주 열풍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SK바이오팜은 6월23~24일 진행한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총 30조9899억원의 증거금이 몰리면서 2014년 제일모직이 세운 역대 최대 증거금 기록(30조649억원)을 경신했다. 

지난 4월 말 상장예비심사청구를 한 교촌에프앤비도 올 7~8월 중 수요예측에 돌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교촌에프앤비의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로 기업가치는 4400~5400억원 사이로 추정된다. 과거 한국콜마 자회사였던 HK이노엔도 IPO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주관사는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JP모건으로 약 2조원의 기업가치를 지닐 것으로 예상된다. HK이노엔이 상장하게 되면 공모 규모는 4000~6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1인칭사격(FPS)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도 올해 하반기 주관사를 선정하고 상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외에도 NH투자증권은 현대카드의 상장주관을 따냈으며 미래에셋대우는 호텔롯데 등의 상장주관을 맡았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IPO 시장은 SK바이오팜과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상장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며 “코스닥 지수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으며 투자심리도 개선됨에 따라 상장 준비 중인 업체는 모집된 공모금액이 기대치를 하회하거나 상장 후 주가가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를 다소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 연구원은 “최근 주가 반등으로 투자심리가 회복된 가운데 대어급 기업의 상장 추진으로 하반기 IPO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코로나19에 대한 반사이익을 얻는 바이오 기업의 상장과 언택트 트렌드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다양한 공모 리츠의 상장 또한 기대한다”며 “다만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따른 시장 변동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