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환 트라이애슬론 선수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506호에서 열린 '철인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분야 인권 침해' 관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3차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팀내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지난달 극단적 선택을 한 고 최숙현 선수의 다이어리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 다이어리에는 자신을 힘들게 했던 선수들의 이름이 추가로 적혔다.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과 관련한 ‘철인 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분야 인권 침해 청문회’에는 최숙현 선수의 다이어리가 공개돼 이목이 집중됐다.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이 공개한 다이어리에 따르면 최 선수는 경주시청 김규봉 감독과 장윤정 선수를 ‘원수’라고 적었다.

최 선수는 질의응답 식으로 꾸린 글에서 ‘나의 원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장윤정·김규봉·이광훈·김정기(김도환 선수 개명 전 이름)·김주석”이라고 적은 뒤 “내 인생에서 사라졌으면 한다. 기억에서도”라고 했다.
이병훈 민주당 의원은 “최숙현 선수가 경주시에 민원을 접수한 게 2월 6일인데 다섯개 기관에 진정을 내고도 반응이 없었다”며 “결국 4개월 20일이 지나서 최숙현 선수는 사망에 이르게 됐다. 이것은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 이뤄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사건처리에 대해서 철두철미하게 하겠다"며 "이것만 가지고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故(고) 최숙현 선수가 직접 쓴 다이어리가 처음 공개됐다. /사진=머니투데이
다만 이날 주요 증인이 빠져 '반쪽짜리' 청문회로 진행됐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는 이날 오후 5시까지 국회 청문회장으로 동행할 것을 명령하는 동행명령장을 발부했지만 핵심 가해 혐의자 4명 중 3명은 참석하지 않았다. 김규봉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감독은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팀닥터(운동처방사)인 안주현씨는 우울증 등의 이유로 불참했다. 장윤정 전 주장은 우편물인 출석요구서가 전달되지 못해 연락이 두절됐다.
도종환 문체위원장은 이들의 불참과 관련해 “동행명령을 거부할 경우 국회 증언감정법 제13조에 의거,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돼 있다”며 “양당 간사와 협의해 추후 조치방안을 결정하겠다”고 했다.


청문회에 출석한 관계자들은 폭행에 대한 구체적 진술을 쏟아냈다. 이날 유일하게 참석한 핵심 가해자 중 한명인 김도환 선수는 “나도 김규봉 감독에게 피해를 당했다”고 털어놨다.

지난 6일 국회에서 폭행 혐의를 부인했던 김 선수는 “오랫동안 지낸 김 감독의 잘못을 들추기 싫었고 내 잘못을 드러내고 싶지도 않았다”며 “정말 죄송하다. 이 말은 진심이다"고 했다. 그는 또 "2016년 뉴질랜드 전지훈련에서 육상 훈련 중 최숙현 선수가 내 앞을 가로막는다는 이유로 뒤통수를 가격했다"고 폭력사실을 시인했다.

정지은 선수는 주장인 장 선수가 폭행을 주도했다고 증언했다. 정 선수는 “장윤정 주장 지시로 남자 선배(정현웅)에게 각목을 가져오라고 해서 맞은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정현웅도 “장윤정 선수가 최숙현 선수의 멱살을 잡은 적이 많았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장윤정 선수는 지난 5일 경주시체육회에 낸 진술서에서 “두 얼굴의 안주현 처방사에게 속은 우리는 피해자”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