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뉴스1) 엄기찬 기자 = 여직원들의 성폭력 피해 호소를 외면하다가 부랴부랴 수습에 나선 충북개발공사의 뒤늦은 대처가 또 다른 문제와 피해를 낳고 있다.
가해자로 지목된 간부직원의 인사조처를 정기인사와 함께 하는 바람에 애꿎은 직원들이 성폭력 가해자로 오해받고 있는 것이다.
28일 충북개발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 27일 자로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간부직원 A씨의 보직을 해임하고 지역 사업소 평직원(평직원 업무)으로 발령했다.
같은 날짜로 실장·부장급 이상 간부직원 7명의 보직인사도 함께 이뤄졌다. 이것이 괜한 오해를 낳고 있다. 인사를 두고 내부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는 이유다.
성폭력 사안과는 상관이 없는 특정 직원이 A씨처럼 보직해임 뒤 사업소 평직원으로 인사가 나면서 더 큰 오해를 받고 있다.
직원 B씨는 "사장의 인사권에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고 싶지도 않다"며 "그런데 왜 하필 지금 이런 일과 엮어 인사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이번 인사가 사람을 하루아침에 이상한 놈으로 만들어 놨다"며 "지금까지 사정을 묻는 전화를 몇 번이나 받았는지 모르겠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전화를 해서 물어보는 사람한테는 얘기라도 해서 오해를 풀 수 있겠지만, 그게 아니면 오해도 풀지 못하고 그냥 그런 놈 되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일각에서는 B씨의 인사가 공사에서 추진하는 '청주 넥스트폴리스 산업단지 조성사업'과 관련해 좌천성 내지는 보복성 인사라는 의견도 나온다.
사업의 실무책임자인 B씨가 이상철 충북개발공사 사장이 구상하는 사업 방향이나 방법에 이견을 보이자 보직도 없는 사업소 평직원으로 발령했다는 것이다.
충북개발공사 관계자는 "인사 때문에 불필요한 오해와 피해가 있었던 점은 인정한다"며 "내부적인 사정이 있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정기인사 대상 직원들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이뤄진 인사"라며 B씨에 대한 좌천성·보복성 인사 주장은 선을 그었다.
앞서 도내 한 여성단체는 충북개발공사 본사와 사업소 여직원들을 상대로 전수조사를 벌여 간부직원 A씨의 성폭력 가해 사례를 확인했다.
그러나 충북개발공사는 이런 사실을 통보받고도 수개월 동안 피해자와 가해자 분리조차 하지 않는 등 조치를 미루다가 최근 뒤늦은 수습으로 부산을 떨고 있다.
이런 내용을 확인한 충북도는 조사에 착수했다. 충북도의회 역시 소관 상임위원회가 위원 간담회를 열어 충북개발공사 관계자를 상대로 내용을 확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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