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융당국이 파생결합증권(ELS·ELB·DLS·DLB)과 관련해 총량규제 대신 발행 물량에 대한 레버리지 비율, 유동성 비율 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사진=머니S DB.
금융당국이 파생결합증권(ELS·ELB·DLS·DLB)과 관련해 총량규제 대신 발행 물량에 대한 레버리지 비율, 유동성 비율 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ELS(주가연계증권) 등을 발행하는 증권사의 경우 최종만기가 아닌 조기상환 시점을 기준으로 유동부채가 산정된다. 원금비보장 파생결합증권을 많이 발행할수록 레버리지비율(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비율)상 부채금액 반영비율이 가중된다.

원화자산과 여전채 등 특정분야에 집중된 ELS헤지를 분산시키기 위해 파생결합증권 자체헤지 규모의 일정수준(10~20%)을 외화 유동자산 등으로 보유토록 의무화되고, 파생결합증권의 헤지자산으로 채권을 편입하는 경우 여전채는 헤지자산의 10%까지만 편입하도록 상한이 설정된다. 다만 증권사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이들 방안에는 유예 기간이 설정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는 30일 '파생결합증권시장 건전화 방안'을 공동 발표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ELS 발행 총량을 증권사 자기자본의 1~2배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식 등을 검토했지만 증권사들 반발에 따라 한발 물러나 '총량 규제'에서 '비율 규제'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파생결합증권은 기초자산 가격 등의 변동과 연계해 미리 정해진 방법에 따라 수익구조가 결정되는 금융투자상품을 말한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해 4.3%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국민들에게 예금 대안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발행규모는 2010년 이후 급증해 올해 4월 말 기준 108조6000억원으로 2016년 이후 꾸준히 10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1분기(1~3월) 증권사의 파생결합증권 발행·운용 손익은 마이너스(-)9067억원을 기록하는 등 증권사 건전성·유동성에 악영향을 끼쳤다.

/사진=금융위원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던 3월에는 국내 증권사가 파생결합증권 헤지운용을 위해 보유한 해외파생상품의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CP금리와 환율이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에 충격이 발생하기도 했다. 손실 가능성이 상당한 상품인데도 투자자에게 안전한 상품이라는 인식이 확산한 것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파생결합증권이 증권사·금융시장·투자자에게 미치는 잠재적인 리스크 요인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우선 파생결합증권을 발행하는 모든 증권사에 대해 최종만기가 아닌 조기상환 시점을 기준으로 유동부채를 산정하도록 하는 등 원화 유동성 비율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그동안 ELS는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조기상환(통상 3∼6개월)과 무관하게 최종만기(통상 3년)를 기준으로 잔존만기를 산정해오는 등 파생결합증권 유동부채 산정시 미흡한 측면이 있었다. 이에 따라 3년 만기로 발행되는 ELS의 경우 유동성 부채로 편입되는 경우가 드물었다. 앞으로 조기상환 시점을 기준으로 유동부채를 산정할 경우 유동성 부채로 인식되는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일반 증권사는 파생결합증권을 발행했을 때 유동성비율을 경영실태평가 지표에 포함하기만 하면 됐는데 이제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처럼 유동성비율을 100%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증권사의 자체 리스크 관리도 강화된다. 현재 반기마다 실시하고 있는 증권사 스트레스테스트의 시나리오에는 최근의 극단적인 상황이 포함되며 그 결과는 금감원이 점검하게 된다.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증권사별 ELS 자체헤지 관련 외화조달 비상계획도 구축된다. 금융당국은 금융시장 충격 발생시 ELS 등이 시스템리스크를 유발하지 않도록 파생결합증권 규모 축소와 헤지자산 분산투자를 유도할 계획이다.

/사진=금융위원회
현재는 레버리지비율 산정시 모든 자산(부채)에 동일한 가중치(100%)가 적용되고 있다. 앞으로는 원금비보장 파생결합증권의 발행액이 클수록 레버리지비율상 부채금액 반영비율이 가중된다. 자기자본 대비 ELS·DLS(원금비보장) 잔액이 50%를 초과하는 부분부터 단계적으로 200%까지 가중치가 상향 적용될 예정이다. 이는 원금비보장 파생결합증권의 과다 발행 유인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다만 투자자의 손실이 제한되거나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국내지수 위주의 ELS에 대해서는 반대로 가중치를 완화(50%)할 계획이다. 손실제한(20%)형 ELS·DLS, 추종하는 지수의 50%이상이 KOSPI200등 국내지수인 ELS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아울러 ELS헤지가 특정분야(원화자산·여전채)에 집중돼 있어 금융시장 충격발생시 관련 시장에도 위험이 전이될 수 있는 만큼 파생결합증권 기초자산과 헤지자산의 통화 미스매치, 여전채 집중현상을 완화할 수 있도록 분산운용 규제가 도입된다.

해외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 자체헤지 규모의 일정수준(10~20%)을 외화 유동자산 등으로 보유하도록 의무화되고, 파생결합증권의 헤지자산으로 채권을 편입하는 경우 여전채는 헤지자산의 10%까지만 편입하도록 상한이 설정된다. 이는 이미 발행된 파생결합증권에도 적용하되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1~2년간 완화·적용된다.

투자자 보호 장치도 강화된다. 거래소는 파생결합증권 통합정보 플랫폼을 만들어 본인이 투자한 ELS 등의 현재가치를 확인하고, 파생결합증권을 상품특성과 위험도 등에 따라 유형별로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투자자들이 파생결합증권 만기 전에 매도할 수 있는 플랫폼도 개설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ELS 손익 관련 정보제공의 객관성을 높이는 등 투자자 위험고지가 강화된다.

금융당국은 "규정개정 없이 추진 가능한 사항은 8월 중 업계 지도 등을 통해 즉시 시행할 것"이라면서 "규정개정은 연내 완료하되 건전성·유동성 규제 등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사항은 시장 상황을 봐가며 유예기간 및 시행시기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