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C.H.베크 세계사: 1350~1750 세계 제국과 대양© 뉴스1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1350년대부터 1750년까지 약 400년간은 유럽이 팽창하는 시기로 평가 받는다. 그러나 볼프강 라인하르트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 근대사 명예교수는 이 시기를 고립에서 벗어나 서로를 발견하고 역동적으로 연결됨으로써 오늘날의 세계로 나아가는 시기였다고 재평가했다.
미국 하버드 대학 출판부와 독일의 C.H.베크(체하베크) 출판사가 함께 펴내는 세번째 역사서 '1350~1750 세계 제국과 대양'이 1266쪽이라는 방대한 분량으로 번역 출간됐다.

책은 볼프강 라인하르트가 책임 편집으로 참여했으며 피터 C. 퍼듀 미국 예일대 교수, 수라이야 파로키 튀니지 이븐할둔 대학 명예교수 등 역사학계 거장들이 저자로 대거 참여했다.


총 5부로 구성한 책은 각 부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지구상의 오대양과 유대주를 아우른다. 각 부는 분절된 개별 부분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돼 전체를 구성하는 부분으로서 기능한다.

예를 들어 베트남은 1부 '유라시아 대륙의 제국과 미개척지들'에서 한자와 유교 문화를 공유하는 동아시아 문화권의 국가로서 등장한다. 반면에 4부 '동남아시아와 대양'에서는 동남아시아 대륙부의 국가로서 베트남이 지닌 특징이 강조된다.

인도양 무역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이 무역 구조는 2부 '오스만 제국과 이슬람 세계'에서 이슬람 제국을 중심으로 다뤄지다가 3부 '남아시아와 인도양'에서 남아시아의 관점으로 다뤄진다.


마찬가지로 유럽은 1~4부에서 존재감을 조금씩 쌓아가다가 마지막 5부 '유럽과 대서양 세계'에 역사의 주역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런 면에서 서구 중심의 역사관에서 벗어나 균형 잡힌 세계사관을 심으려는 공저자들의 집필의도를 짐작할 수 있다.

책에서는 팽창이 유럽의 전유물이 아니다. 유럽 중심의 세계관에서는 1350년대부터 1750년까지 약 400년간을 유럽의 팽창이라는 관점에서 다루지만 책은 만주족이 세운 청 제국, 모스코바에서 시작한 러시아, 오늘날 이란이 되는 사파비 제국 등의 팽창을 함께 다룬다.

책은 한국을 다루지만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웠던 관점과 다르다. 책은 우리가 원 제국의 간섭기로 배웠던 시기를 고려가 원 제국의 지배를 받은 시기로 간주한다. 또한, 조선은 중국이 주도하는 질서하에 있었으나 독자성을 지녔다는 점에서 베트남과 나란히 놓여 비교된다.

지난 400년간의 역사를 따라가다 보면 다섯 블럭의 거대하면서 다층적 방식의 퍼즐을 맞추는 희열을 느낄 수 있다.

◇하버드 C.H.베크 세계사: 1350~1750 세계 제국과 대양/ 볼프강 라인하르트 지음/ 이진모, 공원국 옮김/ 민음사/ 5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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