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구 부산고법 부장판사(대법원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이 오는 9월 퇴임하는 권순일 대법관의 후임으로 이흥구 부산고법 부장판사(57·사법연수원 22기)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제청했다.
서울대 운동권 출신으로 국가보안법 위반자 중 사법시험 합격 1호 법관인 이 부장판사가 대법관이 되면, 대법원 전원합의체를 구성하는 13명 중 6명이 진보성향의 대법관들로 채워지면서 다수의견을 구성하는데 한층 더 유리해질 전망이다.

11일 법원 등에 따르면 김 대법원장은 전날(10일) 헌법 제104조 제2항에 따라 문 대통령에게 권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으로 이 부장판사를 임명제청했다.


이 부장판사는 대학시절 학생운동을 하다 1986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으며, 1987년 특별사면 됐다.

1990년 제32회 사법시험에 최종 합격, 국가보안법 위반자 중 사시 합격 1호로 기록됐다. 임관한 이래 약 27년 동안 부산 지역에서 근무하면서 다양한 재판업무를 담당했다.

현 대법관 14명 중 권순일·박상옥·이기택·김재형 대법관 등 4명은 박근혜정부에서, 김 대법원장과 조재연·박정화·안철상·민유숙·김선수·이동원·노정희·김상환·노태악 대법관 등 10명은 문재인정부에서 임명됐다.


이중 법원행정처장으로서 전원합의체 판결에 관여하지 않는 조재연 대법관을 제외하면 전원합의체 구성원 중 4명이 박근혜 정부, 9명이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셈이다.

권 대법관 후임으로 이 후보자가 대법원에 입성하면 3명이 박근혜 정부, 10명이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되며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김 대법원장 제청 기준으로도 과반수가 넘는다.

현 대법관 중 권순일·박상옥·이기택·김재형·조재연·박정화 대법관 등 6명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제청했고, 안철상·민유숙·김선수·이동원·노정희·김상환·노태악 대법관 등 7명을 김명수 대법원장이 제청했다. 이 후보자를 포함하면 김 대법원장이 제청한 대법관은 8명이 된다.

법조계에서는 김 대법원장이 제청한 안철상·이동원 대법관도 보수 혹은 중도보수 성향으로 보고 있다. 이 대법관과 민 대법관의 경우 민·형사 판결에서는 엄격기조를 보이면서도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선거법위반 사건 등 정치적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건은 진보 의견에 서며 진보와 보수를 넘나들고 있다.

이 부장판사가 대법관이 되면 우리법연구회 출신의 김 대법원장, 노정희·박정화 대법관, 이 후보자 등 4명에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 김상환 대법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 김선수 대법관 등 진보성향 단체 출신 인사가 6명으로 늘어난다. 중도성향의 대법관을 한명만 더 설득하면 전원합의체 다수의견을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 대법원장이 안정을 택한 직전 대법관 인사와 달리 사법부 개혁에 힘을 싣기 위한 개혁인사를 제청해 전원합의체 구성에 진보성을 더했다는 평도 나온다.

다만 속단은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김 대법원장과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지고, 김 대법원장이 직접 제청한 노태악 대법관도 이재명 지사 사건에서 대법원장과 달리 반대의견을 냈다. 이 후보자가 대법관으로서 어떤 판결을 할지는 지켜봐야 알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김 대법원장의 제청을 받아들여 국회에 이 후보자에 대한 임명 동의를 요청하면 국회는 인사청문회을 거쳐 본회의에서 인준안을 표결한다.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이 통과되면 문 대통령은 이 후보자를 새 대법관으로 최종 임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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