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민의 어머니 권모씨는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유민을 죽음으로 내몬 종범은 악성댓글이었다"라면서도 "주범은 따로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주범은 코칭스태프의 의도적 따돌림, 법과 규정을 모르는 25세 여성 배구선수를 상대로 한 구단의 '사기 갑질'이었다"라고 주장했다.
유가족 측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고유민이 악성댓글에 시달린 것은 맞으나 소속팀 현대건설 배구단에서 그동안 무시와 냉대 등 부당한 대우를 받아온 게 주요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이들은 경찰이 포렌식 조사를 통해 고인의 휴대전화와 태블릿PC 등에서 찾아낸 자료를 근거로 제시했다.
유가족과 동행한 소송대리인 박지훈 변호사는 "고유민이 생전 현대건설 배구단 코칭스태프의 의도적 따돌림과 훈련 배제로 괴로워했다"라며 "고인은 당시 가족·동료들과 나눈 메시지에서 일관적으로 '감독이 나를 투명인간 취급한다' '나랑 제대로 말한 적이 한번도 없다' 등 고통을 호소했다"라고 폭로했다.
유가족은 또 "고유민이 구단으로부터 미움을 받게 된 이유는 자살을 시도한 동료를 감싸고 챙겨주려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코칭 스태프 눈 밖에 난 선수를 챙겨주려는 모습이 안 좋게 비쳤다는 것이다. 유가족 측은 "고유민은 '동료를 지키려 한 것이 눈 밖에 난 계기가 된 것 같다'고 호소했다"고 전했다.
또 고통을 견디다 못한 고유민이 지난 2월29일 배구단 숙소를 나와 트레이드를 요청했지만 구단이 선수 계약해지 합의서에 서명하라고 요구한 뒤 그를 즉각 임의탈퇴 처리했다고 말했다. 임의탈퇴 신분이 되면 원소속구단이 이를 해지하지 않을 경우 V리그에서 뛸 수 없다.
박 변호사는 "한국배구연맹(KOVO)에 확인하니 현대건설 배구단이 고유민과 계약해지 합의서를 제출한 적이 없고 그런 것이 있었는지도 처음 알았다고 답했다"라며 "연맹의 답변이 사실이라면 현대건설은 연맹을 상대로도 사기극을 벌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유민은 지난달 31일 경기 광주시 오포읍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