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가 최근 4일간 1000명을 넘어서는 등 확산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일부 보수층에 영향력 있는 '스피커' 역할을 해 온 이른바 '보수 인플루언서들'의 일탈로 방역에 커다란 구멍이 생기고 있다.
'보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이 음모론을 앞세워 방역 불신을 키우고 적법한 방역을 특정 세력에 대한 탄압이라 오도하면서 지지자들 중 일부는 병원 탈출이나 코로나19 검사 거부하며 보건당국 직원에게 침을 뱉는 등 우려섞인 행동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특히 19일 검거된 파주병원 탈출자가 사랑제일교회 예배참석자로 확인된 데다 20일 남양주에 거주하는 사랑제일교회 교인이 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 인근에서 붙잡히는 등 교인들의 돌발행동이 심상치 않은 상태다.
포항에서도 지난 17일 낮 사랑제일교회 교인 확진자가 안동의료원으로 이송 직전 도주했다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경기 포천에서는 사랑제일교회 교인 접촉자 50대 부부가 지난 17일 검체채취를 위해 자택을 찾은 보건소 직원을 껴안고 바닥에 침을 뱉는 등 검사를 거부해 지탄을 받고 있다.
이런 행동에는 일부 보수층이나 노년층의 채팅방 등을 통해 퍼지고 있는 '가짜뉴스'나 인플루언서의 영상 등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치료 받는 거? 아무것도 없습니다. 약이 있나요? 100% 맞지도 않는 조사를 가지고 다인실에 들어가라고 했다는 것은, 그중 40~50%라도 틀리면 피해는 제가 받는 거에요. 이런 식의 관리는 있을 수 없는 거 아닙니까? 오히려 병이 나요."
보수 성향 유튜버 '신의 한 수'의 대표이자 크리에이터인 신혜식씨가 지난 18일 신의 한 수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서울 동작구 서울대학교병원 운영 서울시보라매병원 병상에서 생방송을 하면서 이런 내용을 전파했다. 신씨는 치료 전념을 위해 방송 조정을 언급한 의료진을 향해 "소통만 못하게 해봐라, 자해 행위라도 벌일 판이다"면서 특정집단(보수층)만 조사해서 가둬 놓는다는 취지 발언을 이어갔다.
신씨는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19를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나나 전광훈 (목사) 같은 사람을 탄압하고 있다고 의심할 수 있다"고도 했다. 자신의 확진을 정치공세와 연결하는 것이다.
신씨는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열린 광복절 집회에서 약 9시간가량 집회를 생중계하면서 인파 사이를 돌아다녔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입에 쓰던 마스크를 벗는 등 코로나19 감염이 우려되는 다수의 모습이 포착됐다.
129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신씨의 유튜브에서 해당 영상은 약 29만회 시청됐다. 지지자들은 '확진자 아닌 사람이 병원가서 확진될까 두렵다' '신씨를 병원에 가둔 것은 교회를 탄압하는 것이며, 해당 유튜브 방송을 탄압하는 셈이다'고 동조했다.
코로나19 확진을 정치적 탄압으로 몰고 있는 음모론은 앞서 최근 확진된 전광훈 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의 사랑제일교회에서 확연하다.
교회와 전 목사는 20일 신문 전면광고를 통해 "정부가 발표하는 확진자 수에는 명백한 허점이 있다"면서 접촉자에 해당되지도 않고 무증상인 사람들에게도 무한대로 범위를 넓혀 검사를 받게 할 경우 당연히 모수가 확대돼 확진자 수가 많아진다"고 음모론을 제기했다.
앞서 전 목사는 확진판정 뒤 병원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마스크를 턱에 걸치고 천연스러운 웃음을 지어서 지탄을 받은 바 있다. 마스크를 깊게 쓴 보건당국 관계자나 전신 방호복을 입고 땀에 젖은 상태로 진료하는 의료진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당국의 방역 노력을 무력화라는 모습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는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요청한 경찰관에게 "왜 나를 데려가려고 하느냐"면서 "내가 국회의원을 3번 했다"며 호통을 친 영상을 페이스북에 지난 17일 올렸다. 경찰과 대화하면서 지하철 역사 안에서 마스크를 턱 끝까지 내려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당시 경찰은 사랑제일교회 예배 참석자인 김 전 지사 일행이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받도록 하던 중이었고, 동행하던 김 전 지사에게도 검사를 권유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방역당국은 사랑제일교회에 방문했거나, 지난 광복절 집회에 참여했다면 가까운 선별진료소를 찾아 진단검사를 받으라고 재차 촉구하고 있는 상태다.
강제력을 가진 수사기관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격리조치 위반, 역학조사 방해 등의 불법행위에 대해 엄단하겠다는 각오다.
경찰청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격리장소를 이탈하는 사례가 연이어 발생했다며 "격리조치 위반 등의 행위를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중대한 불법행위로 보고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치료를 마치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고 이날(2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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