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카카오는 올해 카카오페이증권을 출범시키며 본격적으로 증권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어 토스는 올 연말 토스증권 서비스를 론칭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네이버는 증권업 진출만 선언하지 않았을 뿐 사실상 직접 매매 중개역할을 제외한 모든 증권 서비스의 기능을 갖췄다.
◆ 카카오페이증권, 신투자문화 안착… 이제 40대도 진입
핀테크 기업 중 가장 먼저 증권업계에 진입한 카카오페이증권은 출범 6개월 만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회사측에 따르면 지난 2월27일 정식 계좌 개설을 개시한 이후 이달 6일 현재 누적 계좌 개설자 수가 170만명을 돌파했다. 정식 서비스 6일 만에 20만 계좌를, 28일 만에 50만 계좌를 돌파했고 이어 5월에는 100만명, 7월에는 150만명이 카카오페이증권을 통해 주식 시장에 뛰어 들었다.카카오페이증권 이용자 수가 빠르게 증가한 것은 20~30대 젊은 층의 진입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카카오페이증권 출범 한달 후인 지난 3월 말 기준 전체 계좌 중 20~30대 비중은 약 70%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는 “금융을 잘 모르거나 자산 규모가 적은 사용자들을 고려해 간접투자 방식인 펀드 서비스를 먼저 오픈한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알 모으기, 동전 모으기 등 결제와 투자를 연결한 새로운 방식의 금융서비스를 선보인 것이 젊은 층을 끌어들이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알 모으기’는 카카오페이 결제 후 받은 리워드로 투자하는 서비스고 ‘동전 모으기’는 카카오페이 플랫폼과 연결해 카카오페이로 결제하고 남은 잔돈으로 펀드에 자동투자하는 서비스다. 모두 소액으로도 재미있게 투자할 수 있는 신투자 문화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전체 계좌 중 20~30대 비중이 60% 수준으로 줄어든 만큼 상대적으로 40대 이상의 투자자 진입도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토스증권, 토스앱에서 주식서비스… 올해 중 가동
토스증권도 올해 중 주식거래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페이증권에 이은 두 번째 핀테크 증권사 탄생을 예고한 것이다.토스를 운영하는 비바퍼블리카에 따르면 지난 3월18일 금융투자업 예비인가를 이미 획득한 토스증권은 내달 중 금융위원회에 금융투자업 본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본인가를 신청하면 1개월 이내 인가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준비 과정을 거쳐 연말 토스증권 서비스를 론칭한다는 계획이다.
토스증권이 계획대로 연말 증권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면 이미 17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토스와의 협력을 통해 즉각적으로 고객유치에 나선다. 토스 관계자는 “토스의 주 고객층인 20~30대가 1000만명 정도인 만큼 밀레니엄 고객에 맞춘 서비스 전략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재 토스증권은 별도의 주식거래용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자체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을 구축하고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 주식거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토스 앱에서도 바로 서비스 이용이 가능토록 설계, 토스앱을 토스증권의 핵심 접점으로 만든다는 방안이다.
박재민 토스준비법인 대표는 “최근 20~30대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만큼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고객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증권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 네이버, 증권 진출 계획 없다? 금융투자 서비스는 확대
네이버는 “증권업 진출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진출 가능성은 여전히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직접 매매 중개만 없을 뿐 증권사의 HTS(홈트레이딩시스템)와 MTS가 하고 있는 주요 서비스를 구현 중인 만큼 마음만 먹으면 바로 증권업 진출이 가능하다는 관측이다.실제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을 분사시킨 후 금융투자 관련 서비스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최근엔 네이버의 모바일 증권 페이지를 통해 미국, 중국, 일본, 홍콩, 베트남의 주요 지수와 애플, 테슬라 등 2만2000개 해외 종목에 대한 기업 정보도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향후엔 유럽 국가 증시로도 관련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네이버페이는 최근 공인인증서로 한 번만 로그인하면 이용자가 가진 모든 증권사의 계좌를 한꺼번에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도 시작했다.
특히 대형 증권사와 협업을 통한 간접적인 금융투자업계 진출이 눈에 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에서 분사 직후 미래에셋대우로부터 8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어 지난 6월에는 미래에셋대우와 손잡고 ‘네이버통장’이라는 이름으로 CMA(종합자산관리계좌) 상품을 출시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이를 시작으로 신용카드 추천, 보험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까지 내놨다.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금융권에서 기술과 데이터로 연결의 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 핀테크 증권사 진입, 과당경쟁? 파이확대? 역할분담?
핀테크 증권사의 연이은 증권업 진출 소식에 증권업계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갈리고 있다.이미 기존 증권사들의 ‘동학개미(개인 주식투자자) 모시기’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개인투자자 유치 경쟁만 가중될 것이란 우려다. 하지만 또다른 면에선 금융투자업계 전체 시장 규모를 키우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도 제시됐다.
김고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 토스, 네이버 등은 리테일(개인) 고객 대상으로 영업을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리테일 비중이 절대적인 키움증권 등과 직접적으로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강력한 플랫폼 및 인지도를 보유한 핀테크 증권사들은 리테일 시장에서 일정 부분 점유율과 영향력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류제용 KB증권 Prime센터 팀장은 “핀테크 증권사들을 위협으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이는 기존 투자자들도 쉽게 증권 플랫폼을 바꾸지 않기 때문”이라며 “향후 이들 증권사가 2030세대를 발판 삼아 자리를 잡고 중소형 금융투자업체까지 인수한다면 오히려 금융투자 업계가 확대돼 시장 규모가 더 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각각 기존 증권사는 상품 제조, 핀테크 증권사는 유통으로 역할이 분리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됐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통적인 증권사들은 향후 금융상품을 만드는 역할에만 집중하게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판매하는 역할은 은행 등 판매사와 간편결제 플랫폼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