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우완 잭 그레인키가 86㎞짜리 초저속 공을 던져 눈길을 사로잡았다. 의도적으로 타자의 타이밍을 뺏기 위해 던진 '이퓨스(Eephus) 볼', 일명 아리랑볼이었다.
그런가 하면 경기 중 그라운드에 털썩 주저앉아 마운드 정비 작업을 지켜보기도 했다. 개성이 강해 '괴짜'로 불리는 그다운 모습이었다.
그레인키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팻코파크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3회말 2사에서 초슬로볼을 던졌다.
샌디에이고 1번 타자 트렌트 그리샴을 상대한 그레인키는 1볼-1스트라이크에서 불과 53.5마일(약 86㎞)짜리 공으로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그리샴은 황당한 표정으로 이 공을 바라만 봤다.
그레인키는 곧바로 89.4마일(약 144㎞)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던져 루킹 삼진을 이끌어 냈다. 두 볼의 속도 차이는 무려 58㎞였다.
MLB닷컴에 따르면 그레인키가 그리샴에게 던진 86㎞의 공은 메이저리그 투수가 2018년 이후 던진 가장 느린 볼로 잡아낸 스트라이크로 기록됐다. 앞서 헨더슨 알바레스(필라델피아)가 2017년 9월 24일 아지 알비스(애틀랜타)를 상대로 52.5마일(약 84.5㎞)의 공으로 스트라이크를 잡아낸 바 있다.
그레인키가 '아리랑볼'을 던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7년 9월 6일에도 크리스 테일러(다저스)를 상대로 52.7마일(약 85㎞)의 공을 뿌렸다. 이어 지난해 7월 6일에도 안토니오 센자텔라(콜로라도)에게 59.3마일(약 95.4㎞)의 이퓨스 공을 던져 삼진 아웃을 잡아낸 바 있다.
더 나아가 그레인키는 4회말 1사 1,3루의 위기 상황에서도 괴짜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마운드가 많이 파여서 급하게 구장 관리인들이 흙을 정리했는데, 그레인키는 다리를 꼬고 잔디에 앉아 마운드를 정돈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일반적으로 투수들은 서서 간단히 캐치볼을 하는데 그레인키는 그대로 주저 앉아 휴식을 취한 것.
짧은 휴식 시간에도 범상치 않은 행동을 보이자 해설진들은 "해변가에 있는 사람 같다"고 폭소를 터트렸다.
다만 이날 경기 결과는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레인키는 6이닝 4피안타 4탈삼진 2볼넷 3실점을 한 뒤 3-3로 맞서던 7회 승패 없이 마운드를 내려왔다.
올 시즌 승운이 따르지 않고 있는 그레인키는 6경기 35⅓이닝에 나와 1승, 평균자책점 2.29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