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제 회복세가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은 이주열 총재가 지난 7월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사진=뉴스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제 회복세가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유지해 실물경제 회복을 뒷받침한다는 계획이다.
이주열 총재는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국내경제가 크게 악화됐다가 수출과 소비 부진이 모두 개선되는 조짐을 보였으나 최근 코로나19의 국내 감염이 다시 확산되면서 회복세가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세계 경제에 대해 "각국의 경제활동 재개 양상에 따라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며 완만하게 회복될 전망이지만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어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국내 금융·외환시장은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크게 불안한 모습을 나타냈다가 3월 하순 이후 적극적인 정책대응과 경제활동 재개가 이어지면서 대체로 안정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안정됐고 주가는 급락했다가 빠르게 회복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은은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해 금융경제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수단을 적극 활용했다"며 "기준금리를 큰 폭 인하하는 등 통화정책을 보다 완화적으로 운용하고 무제한 RP매입, 미 연준과의 통화스와프 자금을 활용한 외화대출로 원화와 외화 유동성 사정을 크게 개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국내 경제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해 나갈 계획"이라며 "정책대응의 파급효과를 면밀히 점검하고 최근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금쏠림 등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도 주의깊게 살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제유가 큰 폭 하락과 수요압력 약화로 빠르게 둔화돼 국내 소비자물가가 최근 0%대 초반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0%대 초중반 수준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상수지 흑자규모의 경우 코로나19에 따른 세계교역 위축과 수출 부진으로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 매매가격에 대해선 6월 이후 오름세가 확대됐다가 정부의 연이은 주택시장 안정대책 발표(6월 17일, 7월 10일) 이후 상승폭이 다소 축소됐다고 진단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6월 넷째주 전주대비 0.22%에서 8월 둘째주 0.12%로 오름폭이 축소됐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던 국내 금융안정 상황이 정부와 한은의 시장안정화 조치 등 적극적 대응으로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전반적인 금융시스템 상황을 보여주는 금융안정지수(FSI)는 지난 4월 23.9로 위기단계 임계치(22)를 넘어섰다가 7월 17로 내려갔다.

국내 고용 상황은 부진한 흐름을 지속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충격이 큰 업종의 개선세가 더딘 가운데 제조업, 건설업 업황 부진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3월 이후 대면영업 비중이 높은 서비스업 위주로 취업자수 감소폭도 크게 나타났다.

향후 한은은 국내경제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해 나갈 방침이다. 한은은 "국내외 금융·외환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시장 상황을 계속 주의깊게 모니터링하고, 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경우 적기에 안정화 조치를 실시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