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시즌은 워낙 변수가 많은 시즌이다. 최종성적이 가장 중요하지면, 올해는 중간 순위를 소홀히 할 수 없다.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프로축구 정규리그는 '장기레이스'라 표현된다. 일반적인 시즌을 기준으로 할 때, 대략 2월 말에 개막해 11월 말 혹은 12월 초까지도 이어지니 1년 내내 달리는 셈이다. 단기간 촘촘하게 경기를 펼쳐 빠르게 순위를 가리는 토너먼트 대회와는 달리 멀리 내다보고 긴 호흡으로 계획을 세워야한다.
자신들만의 페이스를 유지해서 달리다 이때다 싶은 지점부터 승부를 걸어야 한다. 중간에 아무리 잘해도, 결국은 '최종순위'가 가장 중요하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지난 시즌 거의 대부분의 라운드 동안 1위 자리를 지킨 팀은 울산현대였다. 그런데 최종 38라운드 결과로 인해 우승팀은 전북현대로 바뀌었다. 강등팀 역시 마찬가지다. 인천유나이티드가 '잔류왕 DNA'를 깨우면서 가까스로 살아남았고 대신 경남FC와 제주유나이티드가 철퇴를 맞았다. 마지막에 웃는 자가 진짜 승자다.


하지만 2020시즌은 최종 순위 못지않게 당장의 순위도 신경을 써야하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그러지 않기를 바라지만, 예기치 않은 순간 시즌이 중단되는 '조기종료' 상황도 팀들은 염두에 두고 있어야한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4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66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전날의 397명에서는 꽤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최근 11일간 누적 확진자는 무려 2895명에 이른다. 해외유입을 제외한 지역발생 확진자도 11일간 2764명에 달했다. 최근 2주간 지역 내 일일 확진자 평균은 200명을 넘어선 205명으로 급증했다. 심각한 상태다. 이에 따라 현재 전국에 취해진 사회적 거리두가 2단계 조치를 3단계로 격상시켜야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물론 일상이 무너지게 되는 3단계 격상 조치는 쉬운 선택은 아니다. 하지만 모두가 가능성을 열어놓고 준비해야하는 지점에 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프로스포츠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무관중 경기로 재전환한 프로축구와 프로야구 등은 3단계 격상 시 시즌이 중단된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거리두기가 3단계로 강화되면 중대본 방역 지침에 따라 해당지역 경기 개최가 불가능하다"면서 "일부 지역만 일정을 조정해서 리그를 지속하면 좋겠으나. 아마 (전체가)잠정 중단하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괴로움을 표했다.

이미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각 구단들은 '돌발 변수'라는 또 하나의 적까지 머릿속에 넣고 레이스를 펼쳐야하니 이중고다. 아직 스퍼트를 올릴 때는 아닌데 그렇다고 마냥 여유로울 수도 없다.

무사완주를 모두 바라지만 올해는 예측이 어렵다. 가능한 빨리 순위를 끌어올리는 게 현명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 © 뉴스1

올 시즌 K리그1은 22라운드, K리그2는 18라운드를 치르지 못한 상태에서 리그 종료 시 '리그 불성립'으로 간주해 우승팀과 순위 등을 가리지 않는다. 쉽게 말해, 무효가 되고 이전까지 경기들은 안타깝게도 많은 부분 헛수고가 된다. 피해와 파장이 너무 클 것이 자명하기에, 어떻게든 22라운드는 마치자는 것이 프로축구계 분위기다.
반대로 접근하면 K리그1은 22라운드, K리그2는 18라운드까지 치른 뒤에는 그대로 종료되더라도 '성립 시즌'이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참가 팀 모두가 서로 홈&어웨이 2번씩 맞붙으면 정식 시즌으로 간주하자는 것인데, 아주 중요한 변수다.

K리그1을 기준 삼는다. 파이널 라운드 돌입 전, 정규리그 개념의 22라운드까지 모두 마친 9월20일이 지난 이후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져 '리그 중단→리그 종료' 단계를 밟게 된다면 그때의 순위가 곧 2020시즌의 최종 성적이 된다. 파이널라운드 돌입 이후 승부를 보려던 계획을 펼치기도 전에 허무하게 준우승 혹은 강등이라는 결과를 받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울산과 전북이 펼치는 선두 다툼은 물론 인천의 반등과 수원의 추락으로 묘하게 흐르는 강등권 싸움까지 모두 해당하는 변수다. 오매불망 승격만을 바라보며 역대급 우승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K리그2 상위권 팀들도 이제부터는 매 경기가 결승이라고 생각하는 게 낫다.

계획했던 27라운드를 모두 소화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인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현재 우리는 전혀 경험해본 적 없는 세상을 살고 있다. 리그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도, 22라운드 이후에는 '무리하지 않은 쪽'을 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올해는 최종순위 이상 지금 당장의 순위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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