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김근욱 기자 = 15일 광복절 집회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인근 카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가 나오면서 당시 집회의 감염력에 대해 궁금증이 모아지고 있다. 수천명이 참석한 집회에서 n차감염이 어디까지 가능한지 범위에 대해서 예상이 되지 않아 막연한 두려움도 생기고 있다.
25일 <뉴스1>이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이날 집회에 감염될 경로는 총 3개 정도로 분류할 수 있다.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됐지만 광복절 집회에 왔던 자를 '최초 감염자'라 지칭한다면 Δ최초 감염자가 직접 전파 Δ최초 감염자에게 당일 감염된 사람이 각자 지역에 가서 전파력이 생긴 후 2차 전파 Δ최초 감염자가 집회 마이크나 카페 물건을 잡아 바이러스를 남겨 생기는 n차 전파 등 3개다.
◇마스크 제대로 안 쓴 참여자 입 통해 바이러스 둥둥
전문가들은 최초 감염자가 마스크 착용을 제대로 하지 않았을 경우 인근 접촉자가 아무리 마스크를 제대로 쓴다고 하더라도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암대학원 교수는 "보통 한 사람이 3명 정도를 전파시킨다"며 "마스크를 제대로 끼지 않은 사람이 다른 3명을 감염시키고 계속 바이러스를 전달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기 교수에 설명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대한 기초재생산지수(R0 – 한 사람의 감염자가 감염 가능기간동안 직접 감염시키는 평균 인원수)의 가장 최신 데이터는 2.83이다. 결국 한 사람이 직접 자신의 비말 등을 통해 바이러스를 전파해 감염시킬 수 있는 수는 3명 정도라는 뜻이다.
집회의 경우 감염원이 다수의 사람들을 만날 확률이 커지기 때문에 기초재생산지수보다 더 많은 수로 주변인들을 감염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여내과 교수는 "접촉 밀도가 늘어나면 한 사람이 전파시킬 수 있는 기초재생산지수가 늘어난다"며 "이 경우 10여명 이상도 전파시켰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초 감염자 자체가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을 경우에는 상대가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고 있어도 감염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당시 15일 집회 때 마스크를 쓴 경찰 또한 집회에 투입됐다가 감염된 사례가 나온 것을 비춰볼 때 당시 코로나에 걸렸던 집회 참여자가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아 직접감염으로 전파됐을 가능성이 높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확진자가 마스크를 제대로 안 쓰면 비감염자가 마스크를 써도 감염률이 높다"며 "또한 확진자가 기침이나 호흡을 하면서 비말보다 작은 에어로졸의 형태의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3~4시간 떠다녔을 수도 있다"며 직접감염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상대방이 방역 마스크를 써도 입자가 매우 작은 에어로졸 바이러스를 모두 차단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입이 아닌 눈으로 비말과 에어로졸이 들어갔을 가능성도 있다.
◇최초 감염자에 전염된 감염자는 최소 하루 이후 지역사회 전파
광복절 집회 때 감염된 주요 경로 중 두번째는 최초 감염자에게 당시 전염됐던 감염자가 지역 사회에 전파하는 경우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잠복기는 평균 4~5일이지만 최소로는 1~2일이다. 이에 따르면 몇몇 감염자는 최소 잠복기인 하루 이후부터는 다시 다른 이들에게 전파를 할 수 있는 '최초 감염자'가 되는 것이다.
천 교수는 '당시 집회에서 감염이 됐는데 바로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나'는 질문에 "바이러스가 세포를 뚫고 들어와서 증식을 해야 하는데 최소한 하루는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집회 때 최초 감염자에게 직접 감염됐던 이들은 이날 다른 이들에게 바이러스를 옮기지는 못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수천명이 모였던 집회에서 바이러스가 무한으로 뻗어가지는 못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이들이 거주하는 원래 지역에서의 바이러스 전파다.
광복절 집회에서 감염된 이들은 기초재생산지수에 따르면 최초 확진자의 최소 3배에서 10배 정도의 수로 보이는데 이들이 들어간 지역에서 다시 감염이 충분히 이뤄질 수 있어 시한폭탄이 되는 셈이다. 현재까지 확진자는 16일부터 발생해 전날(24일) 기준으로 총 176명이다. 사랑제일교회 교인 등이 역학조사를 거부하고 있어 서울시는 강제로 집회 당시 통신 기지국 정보를 넘겨받아 현재 분석 중이다.
현재 서울 이외의 지역에서도 광복절 집회 관련 확진자들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이에 대한 역학조사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바이러스 묻은 마이크 등 손으로 만져 간접 전파 감염
이외에도 광복절 집회에서 코로나19가 전파됐을 주요 경로로 전문가들은 집회 공용 마이크, 카페 머그컵 등 공용 물품을 손으로 만지는 행위를 꼽았다. 특히 사람들과 2m 거리두기를 유지하거나 마스크 쓰기 등 방역질서를 준수하던 사람들도 손을 통해 바이러스를 직접 접촉할 수 있어 '깜깜이 감염'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손을 매개로 한 간접전파는 거리의 개념을 없애버린다"며 "직접 전파는 거리가 떨어지면 해결이 되는 것인데 간접 전파는 거리가 떨어져도 일어나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최근 파주 스타벅스 등 카페에서 수십명의 깜깜이 감염이 일어난 것도 결국 간접 전파일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다.
기 교수는 "표면이나 손잡이, 화장실에서 서로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최초 감염자가 쓰던 오염된 물건을 식탁 위에 두면 누군가 그것을 만져서 계속 다른 사람이 만지게 되면서 전파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광복절 집회의 경우 단체들이 연단에서 같은 마이크를 만져가면서 비말을 튀기고 그것을 다시 다른 사람이 만지는 등 n차감염이 반복해서 이뤄졌을 수 있다.
광복절 집회를 참여하지 않았지만 인근 카페를 방문했다 확진된 30대 여성과 같은 경우 직접전파 혹은 카페 물건을 통한 간접전파일 가능성이 크다.
천 교수는 "우리가 24시간 야외에서 마스크를 끼고 있을 수 없지 않나"며 "화장실에서도 식당에서도 벗고 먹으니 당연히 감염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천 교수는 "경제 때문에 봉쇄까지는 무리일 수 있으니 카페는 딜리버리, 식당도 포장을 하는 등 구체적인 지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안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