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시즌 개막 후 무려 15라운드가 끝날 때까지도 1승을 신고하지 못한 채 5무10패라는 처참한 성적에 그치던 인천유나이티드. 아무리 '잔류 DNA'를 지닌 '생존왕'이라고 해도 "올 시즌은 진짜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인천에게는 미안하지만, 사실 다른 팀들에게는 든든한 보험과 같았다. 그만큼 인천의 꼴찌는 '떼 논 당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분위기가 묘해지고 있다. 조성환 감독 체제로 새 출발을 한 인천이 2연승에 성공, 하위권 판도를 확 바꿔 놓았다.
인천은 지난 2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17라운드에서 송시우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이겼다. 소득이 상당했다.
7년 만에 홈에서 수원을 꺾으며 '천적관계'까지 청산하는 승리였고 지난 16일 대구 원정(1-0)에 이어 시즌 처음으로 2연승에 성공했다. 2승5무10패 승점 11이 된 인천은, 여전히 최하위인 12위에 머물렀지만 11위 수원(3승5무9패 승점14)과의 격차를 3점으로 좁혔다. 희망이 보인다. 내용도 분위기도 나아지고 있다는 게 또 고무적이다.
조성환 감독 부임 후 첫 경기던 지난 9일 성남과의 홈 경기에서 인천은 의욕과는 다르게 0-2로 완패했다. 마수걸이 승리를 신고하던 대구 원정은, 사실 이기기는 했으나 그야말로 몸 던진 육탄방어로 챙긴 눈물겨운 승부였다. 그에 비해 수원전은 한층 나아진 경기력이었다. 여전히 투박함은 있었으나 투지도 조직력도 진일보했다는 평이다.
조성환 인천 감독은 26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달라진 팀에 대한 질문에 "이길 때가 돼서 이긴 것 아니겠는가"라며 겸손함부터 전했다. 이어 "아무래도 힘들었던 대구전에서 결과를 챙긴 게 컸다. 그때 좋은 기운이 생긴 것 같다"면서 "당연히 연승 효과는 크다. 한 번 이기고 마는 것과 연승은 큰 차이다. 자신감이나 분위기가 좋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수원전에서 결승골을 넣었던 송시우는 경기 후 인터뷰 때 눈물을 글썽거려 보는 이들도 짠하게 만들었다. 조 감독은 "그만큼 승리가 간절했던 경기다. 선수들 모두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면서 "정말 1승 1승이 힘들다. 선수들도 코칭스태프도 철저하게 준비해서 실수를 줄여야한다. 이제부터는 조그만 실수가 나와도 타격이 크다"며 다부진 각오를 다졌다.
이제 겨우 2승에 호들갑을 떨 것은 아니나 안팎의 기운이 인천을 돕는 모양새다. 부진했던 시간이 그렇게 길었음에도 앞에 있는 팀들이 가시권에 있다. 수원을 비롯해 10위 광주(승점 17)나 그 앞에 성남과 강원(이상 승점 18)도 그리 멀리 도망가진 못한 상태다. 동기부여가 된다.
부담스러운 일정도 사라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9월 A매치가 지워지며 K리그 스케줄도 조정, 주중 경기 하나가 없어졌다. 조 감독도 "스쿼드가 얇은 우리로서는 다행이다. 훨씬 낫다"고 평가했다. 내줄 뻔했던 간판 공격수도 지켰다.
인천의 외국인 공격수 무고사는 최근 발표된 몬테네그로 대표팀 소집 명단에 포함됐다. FIFA와 AFC는 9월 A매치 일정을 연기했으나 UEFA는 예외였고 때문에 인천 구단은 어쩔 수 없이 차출에 응해야했다. 그러나 FIFA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국가 간 이동시 5일 이상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선수는 대표팀 소집에 응하지 않아도 된다는 한시적 규정 완화를 결정, 전력 손실을 면했다.
조성환 감독은 "아무래도 현재 우리 팀에서 가장 믿음직한 공격수가 무고사이니 차출되지 않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고 반색했다. 여러모로 묘한 흐름이 인천을 감싸고 있다. 물론 조 감독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그럴 때도 아니다.
조 감독은 "다른 팀들 성적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우리가 해야 할 것들만 집중해서 승점을 쌓다 보면 행운도 좀 따르지 않을까 싶다"면서 "승리의 기쁨은 해당 경기 라커룸에서 나오면서 지우고 곧바로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한다. 선수들 역시 지금 상황에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며 비장함을 말했다.
이어 "최대한 차분하고 냉정하길 주문하고 있다. 선수들도 인지를 잘하고 있다. 1경기가 끝나면 모두 녹초가 된다. 다 쏟아내고 있다는 의미다. 심리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준비를 잘 해야한다"면서 "시즌 종료까지 10경기 남았지만 멀리 보지 않는다. 다가오는 상주전을 포함해 1경기씩만 보고 가겠다"며 매 라운드가 마지막 경기라는 생각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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