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 5월부터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서 침체됐던 소비 심리가 다소 살아난 점도 카드사의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줬다. 올 하반기에는 정부가 외식 할인쿠폰으로 소비 진작에 나섰지만 지원금은 330억원에 그쳐 14조원 이상이 들어간 1차 재난지원금에 비해 규모가 적은 데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시행 이틀만인 8월16일 지원이 중단됐다. 현재로선 하반기 소비 활성화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에 더해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기 침체로 정부가 대출만기 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조치에 나서면서 연체율 상승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비해 카드사는 대손충당금을 더 많이 쌓아야 하는 만큼 비용 지출이 늘어나 올 하반기 실적은 어두울 전망이다.
카드사는 이같은 악재를 돌파하기 위해 자동차 할부금융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디지털화로 비용을 절감한다는 방침이다. 기존과 차별화된 전략 없이는 올 하반기 실적 성장세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자동차 할부금융에 꽂힌 카드사
신한카드는 자동차 할부금융 사업에서 전략적인 상품 운용을 통해 수익 체질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카드는 신한캐피탈의 1조원대 오토·리테일 금융자산을 올 9월 말까지 인수 완료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신한카드는 해외 법인에서도 자동차 금융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카드의 카자흐스탄 자회사인 신한파이낸스는 8월20일 현지 1위 차량 생산·판매업체인 ‘아시아오토’와 제휴하면서 올 하반기 실적 개선에 일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카드는 올 하반기 중고차 할부금융서비스를 핵심 사업 영역 중 하나로 성장시켜 수익성을 다져나간다는 전략이다. 국민카드는 KB캐피탈과 쌍용자동차가 합작해 설립한 ‘SY오토캐피탈’의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을 지난해 하반기 2534억원 규모로 매입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약 3338억원 가량을 추가 매입했다.
국민카드는 올 7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자회사 ‘PT파이낸시아멀티파이낸스’(FMF)에 약 3000억원의 규모로 지급보증을 섰다. 국민카드는 올 하반기 FMF를 공식 출범해 현지 자동차·오토바이 할부 금융사업으로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카드도 올 하반기 ‘다이렉트 오토’와 ‘다이렉트 오토 중고차’를 중심으로 자동차 할부 자산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삼성카드는 자동차 할부금융 사업에서 캐시백 비율을 0.5~1.0% 수준까지 축소하며 고비용·저효율 마케팅을 지양하고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디지털화로 비용절감·접점확대
카드사는 30분 안에 모바일로 카드 발급을 완료하는 상품을 만드는 등 온라인 채널 경쟁력을 앞다퉈 강화하며 성장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도 외형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올 상반기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라인업을 확보하며 신용판매 매출액을 성장시킨 현대카드는 지난해 2월 도입한 ‘신용카드 실시간 발급 서비스’가 안착되면서 하반기 실적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서비스는 카드 신청부터 발급, 이용까지 전 과정이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디지털 서비스다.
현대카드는 8월 출시한 ‘현대카드 앱 3.0’도 카드 사용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어카운트 홈’과 회원별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콘텐츠 홈’으로 구성해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롯데카드도 ‘세트 카드’ 시스템을 도입한 로카(LOCA) 시리즈와 마이너스 카드를 중심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디지털화를 통한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다. 로카 시리즈 고객을 대상으로 ‘카드 매니저’ 서비스도 선보인다. 카드 매니저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 소비패턴에 맞는 맞춤 정보와 팁을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를 겨냥한다는 전략이다.
우리카드도 디지털화를 통한 초개인화 마케팅에 집중하며 내실 다지기에 방점을 두고 있다. 카드 발급 등 신용카드 영업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디지털 전환으로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카드는 카드 모집과 발급을 전면 디지털화하는 기조를 하반기에도 이어갈 전망이다. 9월에는 ‘모두의 건강’을 출시하는 등 디지털화 노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디지털화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며 “자동차 할부금융은 수익을 바로 낼 수 있는 데다 매년 성장하는 시장인 만큼 최적의 수익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