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음상준 기자 = 올해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 재신청 기한이 6일 밤 12시로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의대생들이 시험 거부에 대한 입장을 고수했다. 내년도 의료인력 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전망이다. 의대생들은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의 의료정책 추진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는 이날 전국 40개 의과대학 대표들이 참여한 가운데 만장일치로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 응시 거부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미응시 인원은 접수 신청이 끝나야 확인 가능하지만, 본과 4학년 휴학 등 기존에 알려진 인원은 전체 응시인원의 90%로 3000명에 육박한다.
이러한 집단 미응시는 내년도 국내 의료인력 수급 부족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거의 모든 의대생들이 의사 국가고시를 보고 자격증을 취득한 후 '인턴-전공의-전임의'로 수순을 밟는 만큼 한 해 미응시 인원이 대규모 발생하는 것이다.
더구나 향후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 부족 등 지역 공공의료 인력 부족도 초래할 수 있다. 의료계와 정부간 갈등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의 몫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날 의대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의협과 당정의 졸속 합의 이후에 이어진 보건복지부와 여당의 표리부동한 정치 행보에 많은 회원이 분노했다"며 "협회는 회원들의 의견에 따라 단체행동을 유지한다"며 시험 거부 이유를 밝혔다.
앞서 의료계 대표 단체인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4일 여당과 의대 정원 확대 등 4대 의료 정책 추진을 중단 약속에 대해 파업 등 단체 행동을 중단하기로 합의를 이뤘다. 그러나 이 합의문을 채택하는 과정에서 전공의와 의대생 등 젊은 의사들이 소외되면서 의협과 별도로 전공의 집단 휴진과 의대생 시험 거부 입장이 유지됐다.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의료정책의 핵심은 연간 400명의 의대생을 더 뽑아 지역 근무나 감염병 등 특수 분야 인력을 추가 육성하겠다는 데 있다. 그러나 전공의나 의대생들은 이러한 단순 인력 증원이 실제 목표를 달성하기보다 의료의 질 저하 등 부작용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정책 철회를 요구하고 있지만, 의료계 내에서 이미 입장이 엇갈렸다. 의협은 합의를 받아들였고, 젊은 의사들만이 남아 정부와 강대강 대치를 이어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전공의들도 비대위원장이 파업 잠정 유보 의사를 밝히면서 단체행동을 지속해야 한다는 내부 의견을 추가로 조율하는 상황이다.
특히 당시 최대집 의협 회장은 업무개시명령 위반 전공의 고발 취하와 시험 거부 의대생을 위한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 입장에서는 다시 업무개시명령 불이행한 전공의에 대한 대대적인 고발과 국가고시 예정 시행의 강수로 맞설 가능성도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밤 12시까지 시험 접수를 하지 않을 경우 올해 재응시가 어려울 수 있다고 당부했다. 손영래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재접수 신청을 하지 않을 경우 올해 실기 응시는 어렵다는 점을 정확히 인지하고 예기치 못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의료공백 발생 가능성에 따른 정부의 대안은 아직까지 발표된 바 없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우려는 크다. 전국 40개 의대 및 의전원 교수들은 개별 성명 발표를 통해 전공의와 의대생의 집단 행동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응시 거부로 결국 의사 인력 감소를 가져온다고 경고했다.
순천향대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는 "올해 전국 의과대학 4학년생들이 응시하지 않으면 내년 신규 의사 수급에 막대한 지장이 초래된다"며 "의사 수의 절대 부족으로 인해 현 정책을 추진한다는 정부 방침과도 어긋난다"고도 밝혔다.
영남대 의과대학 교수들은 "코로나19 재유행 상황에서 의사 인력 증원 등 민감한 정책을 밀어붙인 것은 전무후무한 정책과정의 패착"이라며 "의료체계와 의학 교육의 근간을 흔들어 피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도 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