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 2020' FC서울과 부산 아이파크의 경기에서 FC서울 기성용이 그라운드로 향하고 있다. 2020.9.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예전에 비하면 많이 시들해졌다고는 하지만 FC서울과 수원삼성, 수원과 서울의 '슈퍼매치'는 K리그가 자랑하는 최고의 라이벌전이자 히트상품이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연고로 하는 FC서울과 축구수도를 자처하는 수원에 뿌리를 내린 두 팀은 실력과 인기에서 공히 K리그를 선도하는 클럽이었고 그런 두 팀의 충돌은 다른 팀 팬들의 관심까지 불러 일으켰다.
화려했던 과거에 비해 지금은 빛을 잃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두 팀 감독, 선수, 관계자들에게 '슈퍼매치'는 여전히 가장 중요한 이벤트고 1경기 이상의 비중을 지니는 무대다. 2020년 두 번째 맞대결은 그 부담이 곱절로 커질 전망이다. 이미 승자와 패자의 희비가 크게 엇갈리게 되는 잔인한 판이 깔렸는데 거기에 기름도 부어졌다.

서울과 수원은 오는 13일 오후 5시30분부터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0' 20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지난 7월 3-3 무승부로 끝난 시즌 첫 번째 만남에 이은 2번째 격돌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올 시즌 마지막 충돌이 될 수도 있다. 이 대결 결과가 중요하다.


두 팀 모두 2020년은 악몽과 같은 시즌이다. 시즌 개막부터 휘청거리던 두 팀은 정규리그(22라운드 기준)가 막바지로 향하고 있는 현재까지도 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있다.

19라운드 현재 서울은 6승3무10패 승점 21점으로 9위에 머물고 있다. 수원은 더 심각하다. 4승5무10패 승점 17로 12개 클럽 중 11위에 그친다. 두 팀의 10패는 인천(3승5무11패)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패배. 그리 멀지 않은 과거 리그를 선도하는 클럽이었던 수원과 서울이 동네북이 됐으니 팬들의 실망감은 상당하다.

당장 급한 불부터 꺼야한다. FC서울은 어떻게든 6위 자리를 따내서 파이널 A그룹으로 들어가는 게 최우선 과제다. 다행히 김호영 감독대행 체제로 전환한 뒤 흐름을 바꾼 서울은 남은 3경기 결과에 따라 충분히 상위 스플릿으로 진입할 수 있다. 하지만 경쟁이 워낙 치열해 사실상 거의 모든 경기에서 승부수를 띄워야하는 입장이다. 홈에서 열리는 수원전은 당연히 승리가 필요하다. 절실함은 수원이 더하다.


'그래도 강등은 인천의 몫'이라던 8월 상황과 사뭇 달라졌다. 조성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인천이 상승세를 타고 수원은 주승진 감독대행 체제에서 더딘 걸음을 면치 못하면서 두 팀의 격차는 3점에 불과해졌다. 이대로라면 명가 수원의 2부 강등도 '설마'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이기지 못하면 추락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매 경기 임해야한다.

벼랑 끝에서 펼쳐지는 단두대 매치다. 지는 팀은 타격이 어마어마하다. 서울이 패한다면 6위 경쟁에서 밀려나는 것과 동시에 곧바로 강등에 대한 두려움에 떨어야하는 위치가 된다. 그룹A에서 가을을 보내려던 팀이 단숨에 처절한 탈출 싸움을 펼쳐야한다.

수원이야 말할 것도 없다. 지면 이제 진짜 순위표 바닥이 보인다. 최근 17번의 슈퍼매치에서 8무9패로 크게 밀리고 있다는 것도 어떻게든 만회해야한다.

수원삼성의 새 사령탑 박건하 감독의 첫 경기가 서울과의 슈퍼매치다. (수원 제공) © 뉴스1

이미 잔인한 판인데 각 팀의 레전드들이 슈퍼매치를 앞두고 팀에 합류해 보는 맛을 더 높이고 있다. 서울은 기성용이 조금씩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30일 울산전, 지난 5일 부산전에 잇따라 교체로 필드를 밟은 기성용은 수원전 출전이 확실시 된다. 의지도 높다. 기성용은 부산전이 끝난 뒤 "(내가 K리그에서 뛰던)10~11년 전과는 다른 상황이지만 수원전은 우리에게 의미가 크다"면서 "내가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선수들 모두 중요한 경기라 생각하고 있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수원에도 레전드가 합류했다. 수원은 8일 "1996년 수원삼성 창단멤버로 입단한 후 2006년 은퇴할 때까지 수원에서만 활약한 박건하 감독을 6대 감독으로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좀 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결국 수원도 새 출발을 결정했다. 박 감독의 첫 경기가 하필이면 서울과의 슈퍼매치이니 운명의 장난 같은 충돌이다.

적어도 두 팀에게는 1경기 이상의 비중이다. 지는 팀은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반면 승리한다면 보약으로 삼아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 박건하 감독과 기성용의 가세로 더더욱 불이 붙을 슈퍼매치가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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