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미국 연구진이 백신의 염증을 줄이고 더 강력한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면역증강 물질이 발견됐다. 면역증강제는 대부분의 백신에 필수적으로 첨가되고 있으나 그동안 안전성의 문제로 개발이 어려웠다.
연구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뿐 아니라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와 같이 예방 접종이 어려운 바이러스 백신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대학 연구진은 면역증강제에 세포의 특정 경로를 방해하는 분자를 첨가해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새로운 방법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또한 이 분자물질은 염증을 억제할 뿐 아니라 독감, 뎅기열 바이러스 심지어 HIV 등의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반응을 증가시키는 추가적인 이점이 있으며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 개발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지난 9일(현지시간) 해외 저명 과학저널 '사이언스'의 자매지인 '사이언스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연구를 주도한 아론 애서-칸 시카고대학교 분자공학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백신을 설계하는 새로운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염증이 발생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기존 사고방식과 다르며 또한 염증을 억제함으로써 더 많은 보호 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수년 동안 연구자들을 선천성 면역을 조절해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활성화시키는 '톨유사수용체(TLR)'를 연구해 백신에 적용하려고 노력했다. TLR은 선천성 면역을 조절하는 단백질로 백신뿐 아니라 항암제등 면역 관련 치료제에 다양하게 적용된다.
하지만 자칫 과도한 염증 반응을 유도할 수 있어 면역증강제로 백신에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질병에 따라 접종 대상이 다르긴 하지만 백신은 건강한 성인뿐 아니라 고령자와 영·유아 등 바이러스에 취약한 계층도 사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SN50이라는 펩타이드가 초기 염증을 유발하는 세포의 경로를 방해하는 것으로 발견했다. 특히 SN50은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생성하는 것으로 알려진 NF-kB라는 단백질을 파괴하는 것이 관찰됐다.
또한 SN50을 TLR 작용제에 첨가해 염증 반응을 감소시키고 심지어 질병에 대한 항체를 증가시키는 것을 발견했다.
칸 교수는 "그동안 (백신이 일으키는) 어느 정도의 염증 반응은 받아들여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하지만 면역 반응에서 초기에 불필요한 염증을 제거하기 위해 염증과 관련된 사이토카인의 반응을 제한하는 방법을 찾고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효능을 입증하기 위해 여러 가지 질병을 발현시킨 생쥐 모델에서 시험했다.
시험 결과 기존 대조군 대비 뎅기열 바이러스에서 중화항체의 생성이 증가했다. 또한 HIV의 경우, 바이러스에 도달하기 어려운 부분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 생성에 도움을 주는 효과가 발견됐다.
연구진은 "이는 HIV 백신 개발을 방해하는 주요 장애물 중 하나를 극복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SN50을 이미 사용 가능한 백신에 추가했을 때 이 분자가 질병에 대한 백신의 보호 능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현재 SN50 펩타이드 대신 동일한 효과를 볼 수 있는 소규모 분자를 찾고 있다. 또한 해당 분자 물질이 암이나 다른 질병 치료를 위한 면역요법에 적용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연구진은 특히 앞으로 이 연구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계절성 바이러스로 변이 될 경우 이에 대응할 새로운 백신을 개발할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칸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유익하다"며 "새로운 백신을 설계하는 방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5년 또는 10년 동안 백신 개발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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