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하나 둘 셋 하면 잔 깨지게!"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앞 젊음의 거리에는 여기저기 술판이 벌어졌다. 삼삼오오부터 10여명까지 모인 20~30대 청년들은 연신 잔을 부딪히며 회포를 풀었다. 마스크가 벗어진 입가에는 미소가 만연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이 이뤄진 뒤 처음 주말을 맞이하기 앞선 '불목'(불타는 목요일의 줄임말)의 풍경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지난 11일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 방안'을 발표한 뒤 번화가 술집마다 사람이 가득했다. 다만 이런 술집 내 '거리두기' 준수여부는 불투명해 보였다.
홍대와 상수역, 합정역 사이 술집에서는 이날 오후 7~8시쯤 술판이 시작됐다. "모임은 오랜만이다"며 어깨동무를 하고 술집에 들어서는 무리는 술집 입구를 지나자마자 마스크를 턱에 내리거나 벗어 재꼈다. 인원이 한 테이블에 앉을 수 없을 정도로 많자 테이블 2개를 즉석으로 붙이기도 했다.
포차들이 즐비한 이른바 '포차 삼거리' 인근에도 사람들이 가득했다. 거나하게 마신, 특수(야간) 대학원생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화상강의를 켜놔야 한다"면서 스마트폰에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켜두는 광경도 눈에 띄었다. 곁에는 대여섯병쯤 돼 보이는 소주와 맥줏병이 줄 맞춰 세워져 있었다. 음주를 잠시 쉬는 동안에 마스크를 다시 쓰는 모습은 목격되지 않았다.
자유롭게 행동하는 손님과 달리 직원과 아르바이트 등은 모두 마스크를 코까지 깊게 올려 쓴 상태로 접객에 분주했다. 손에 비닐장갑을 낀 모습도 여럿 목격됐다.
환기 때문인지 대부분 정문은 활짝 개방해놓은 상태다. 한 포차 아르바이트생인 박모씨(23)는 "환기를 잘 해야 한다고 점장이 재차 강조했다"면서 "입장객 모두에게 손소독제를 뿌려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어나서 춤을 출 수 있는 감성주점과 크고 작은 클럽들은 여전히 문을 걸어 잠근 상태였다. 대학생 양모씨(26)는 "근처에 살고 있기 때문에 자주 이쪽(포차 삼거리)을 지나는데, 개강 전후인 3월쯤부터 클럽은 한 번도 문을 연 적 없다. 골목 분위기가 사실상 망한 셈"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젊은 남녀의 소개팅 등 만남 장소로 인기를 끌었던 감성주점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 탓인지 장사를 아예 쉬는 것으로 보였다.
감성주점과 헌팅포차 등을 비롯해 유흥주점과 단란주점, 콜라텍 등은 시설 허가·신고면적 4㎡(약 1.21평)당 1명의 이용인원 제한이 당부된 상태다. 그러나 이런 내용을 숙지한 술집은 확인되지 않았다. 한 주점 직원은 "코로나19 이후 테이블 간격을 넓혔다"면서도 '1.2평당 1명이 들어갈 수 있는 테이블 숫자가 맞느냐'는 질문에는 "충분히 간격을 두고 있다"는 대답만 되풀이하기도 했다.
전자출입명부 작성을 무시하는 모습도 목격되기도 했다. 술집 안에서 음주를 즐기는 지인을 목격한 한 여성은 "되게 오랜만이다"면서 안으로 뛰어 들어가 친구와 포옹을 하기도 했지만 출입명부는 이 술집을 퇴장할 때까지 작성하지 않았다.
앞서 중대본은 Δ클럽·룸살롱 등 유흥주점 Δ콜라텍 Δ단란주점 Δ감성주점 Δ헌팅포차 Δ노래연습장 Δ실내 스탠딩 공연장 Δ실내집단운동(격렬한 GX 등) Δ뷔페 Δ대형학원(300인 이상) 등 10종의 고위험시설에 대한 집합금지 조처가 해제했다. 그러면서 시설 종사자와 이용자들 전원의 마스크 착용, 전자출입명부 작성 등 방역수칙을 반드시 지킬 것을 당부했다.
수도권 방역수칙 의무화 대상 시설 16종에 대해서는 마스크 착용, 출입자 명단 관리, 이용자 간 거리 두기, 주기적 환기·소독 등의 핵심 방역수칙을 의무화한다. 대상 시설로는 Δ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제과점(150㎡ 이상) Δ워터파크 Δ놀이공원 Δ공연장 Δ영화관 ΔPC방 Δ학원(300인 미만) Δ직업훈련기관 Δ스터디카페 Δ오락실 Δ종교시설 Δ실내 결혼식장 Δ목욕탕·사우나 Δ실내체육시설 Δ멀티방·DVD방 Δ장례식장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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