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일제강점기 부랑아들을 갱생·교육한다는 명목으로 설립됐지만 운영과정에서 다양한 인권유린 사실이 확인된 '선감학원'과 관련해 당시 경찰관들의 연루 사실을 밝힐 경찰 내부 문서들이 모두 폐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경찰청이 국회 행정안정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업무보고 내용에 따르면 경찰은 국회에 경기남부경찰청 기록실에 보유 중인 문서목록을 확인했으나 선감학원과 관련한 문서가 모두 폐기돼 "진상 파악이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선감학원은 일제강점 말기인 1942년 5월 현재의 경기 안산시 단원구 선감도에 설립된 감화원이다. 광복 이후 경기도가 인수했으며 부랑아 갱생과 교육이라는 명분으로 부랑아들을 강제로 격리·수용해 1982년까지 운영됐다. 수용된 원아들은 강제노역에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 중에는 구타·영양실조 등 인권유린을 피해 탈출을 시도하다가 희생된 소년들도 있었다. 현재까지 선감학원을 거쳐간 것으로 확인된 원아는 4691명이다.
앞서 지난해 경찰청 국감에서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기도로부터 제출받은 '선감학원 원아대장'을 근거로 아이들을 건감학원에 입원시키는 경로 중 경찰이 약 10%에 이른다며 경찰청장에게 당시 경찰의 행적을 조사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이런 지적에 따라 경찰은 관련 자료 파악에 나섰지만 문서들이 보존기간 경과로 폐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당시 내무부 훈령에 근거해 작성된 '부랑인 단속반 현황' '부랑인 단속반 명부' 등 관련 문서는 보존기관(3년) 경과로 자료 확인이 불가하다"고 밝혔다.
현재 경기도가 보관하고 있는 원아명단에 선감학원 원아 중 상당수가 경찰을 통해 입원하게 됐다는 사실이 기재되어 있고 일부 피해자들도 경찰의 단속에 걸려 선감학원에 들어가게 됐다고 진술하고 있다.
이런 증거와 증언들을 바탕으로 당시 경찰들이 단속실적을 채우기 위해 무리하게 아이들을 강제로 수용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단속활동에 참여한 경찰관들이 누구였는지 명확히 밝힐 문서가 사라지면서 진상조사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 관계자는 "도가 확보하고 있는 원아명단에는 (경찰관의) 이름이 나오지는 않지만 경찰을 통해 입소하게 된 경우 입소경로는 적혀있다"라며 "향후 설립될 조사기구에서 거슬러 올라가면서 추적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선감학원 사건에 대한 재조사는 오는 12월 재출범하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원회)에서 맡게 된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지난 2006년에서 2010년까지 조사활동을 마쳤으나 활동기간이 짧아 추가적인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법 개정을 통해 다시 활동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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