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20년 K리그에서 내내 우승 경쟁을 펼치다 우승과 준우승을 나눠가진 전북현대와 울산현대가 FA컵 결승에서도 충돌했다. 전북이 시즌 더블을 차지할 것인지 울산이 반격과 함께 자존심을 세울 것인지 흥미진진한 매치업이었는데, 일단 1차전은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전북과 울산은 4일 오후 울산문수구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 FA컵' 결승 1차전에서 1-1로 비겼다. 두 팀의 2차전은 오는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다. 이때 승자가 트로피를 가져가게 되는데, 아무래도 홈으로 장소를 옮기는 전북이 조금은 유리해진 상황이다.
경기 시작과 함께 울산이 먼저 좋은 기회를 잡았다. 김인성이 상대 공격을 차단, 높은 위치에서 공을 소유한 울산은 주니오를 거쳐 신진호의 슈팅까지 만들어내면서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이후로는 전북의 흐름이었다.
전반 6분 쿠니모토가 페널티에어리어 외곽에서 강하게 때린 왼발 슈팅이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골대를 때린 공이 조현우 골키퍼 어깨를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었으나 각도가 어긋나 코너킥으로 끝났으니 전북 입장에서는 불운이었다.
지속적으로 울산을 위협하던 전북은 전반 26분 또 한 번 아쉬운 찬스에 고개를 숙였다. 김보경이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자신의 주발이 아닌 오른발로 감아 찬 슈팅이 다시 골대를 강타했다. 조현우 골키퍼가 몸을 날리지도 못할 만큼 코스가 좋았는데, 하늘이 외면했다.
'골대 불운'이라는 단어가 떠오를 상황이었으나 그래도 전북은 아랑곳없이 '돌격 앞으로'를 외쳤다. 그리고 전반 40분 무릴료가 체중을 가득 실어 오른발로 때린 중거리 슈팅까지 또 골대를 강타하는 거짓말 같은 장면이 연출됐다.
어지간한 팀이라면, 이쯤이면 맥이 빠질 수 있는 흐름인데 도무지 전북의 기세는 식을 줄 몰랐다. 외려 흔들리는 쪽은 울산이었다. 공은 거의 울산 진영에서 움직였다. 전북의 공격이 쉼 없이 이어졌다는 의미다. 이런 기록 속에서도 스코어가 0-0이었으니 울산이 흡족한 전반전이기도 했다. 하지만 후반 시작과 함께 균형이 깨졌다.
후반 4분 만에 전북이 기어이 선제골을 뽑아냈다. 쿠니모토가 박스 안 왼쪽으로 보낸 크로스를 바로우가 가슴 트래핑 후 문전으로 크로스를 보냈고 이를 무릴로가 마무리, 결국 울산 골망을 흔들었다. 전북은 자신감이 더 커질 상황이었고 울산으로서는 급해졌다.
빠른 만회가 필요하다 판단한 김도훈 울산 감독은 후반 11분 신진호를 불러들이고 이동경을 투입했다. 이 선택이 적중했다.
후반 14분 울산의 동점골이 터졌다. 하프라인에서 이동경이 공을 소유해 윤빛가람에게 패스했고 윤빛가람이 쇄도하는 주니오를 보고 절묘한 스루패스를 찔러줬다. 그리고 주니오가 수비와의 경합을 이겨낸 뒤 마무리,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빠른 동점골과 함께 울산 쪽으로 흐름이 넘어왔다. 공격 빈도가 확실히 늘었고 전북 박스 안으로 공이 들어가는 경우도 많아졌다. 모라이스 감독이 센터백 구자룡을 투입하면서 스리백으로 전환한 것은 그만큼 울산의 공격이 매서워졌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 속 전북 쪽에 악재까지 겹쳤다. 오른쪽 풀백 이용이 어깨 부상을 당하면서 후반 24분 최철순과 교체됐다. 애초 공격형MF 이승기가 투입을 준비하려다 갑작스럽게 변경한 교체였으니 꼬인 결과였다.
경기 막바지 울산의 공세가 더 매서워졌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올라오는 크로스를 비욘 존슨과 주니오 장신 트윈 타워가 공략하는 루트로 전북을 괴롭혔다.
울산은 후반 33분 김인성을 빼고 베테랑 이근호를 넣어 역전을 도모했다. 전북은 후반 37분 김보경을 불러들이고 젊은 공격수 조규성을 넣었다. 두 팀 모두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다했다.
경기 막판까지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지면서 문수구장을 뜨겁게 달궜다. 선수들의 몸싸움도 거칠어졌다. 리그를 대표하는 팀들답게 수준 높은 경기력이 펼쳐졌고 집중력도 좋았다. 그리고 쉽게 한쪽으로 기울어지지도 않았다.
결국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1-1 스코어는 바뀌지 않았고 우승 트로피의 향방은 2차전에서 결정나게 됐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