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투수 크리스 플렉센이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마친 뒤 마운드를 내려가며 팬들을 향해 포효했다. 평소 진지하고 잘 흥분하지 않던 플렉센에게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모습이었다.
플렉센이 KBO리그 '가을야구' 데뷔전에서 완벽투를 펼치면서 팀 승리를 견인했다.
플렉센은 4일 서울 잠실구장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 1차전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11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최고 시속 155㎞에 이르는 강속구와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에 LG 타자들의 방망이가 허공을 갈랐다.
플렉센은 경기 후 "1차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승리해서 매우 기쁘다"면서 "야수들이 초반부터 득점 지원을 해줬고, 불펜도 잘 막아줘서 좋은 경기를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플렉센은 이날 낙차 큰 커브와 강력한 직구로 LG 타자들을 제압했다. 플렉센은 "올 시즌 김원형 코치 등과 여러 가지 그립을 바꿔가며 매주 변화를 줬다. 덕분에 (커브)각도 커지고 활용도가 커졌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날 두산은 기세에서 LG를 압도했다. 4회에는 오재원이 우중월 큼지막한 2루타를 터트리고 '빠던'을 통해 두산 팬들의 함성을 이끌어 냈고, 6회를 마친 플렉센도 마운드를 내려오다 1루 측 홈 팬들을 향해 포효하며 큰 박수를 받았다.
그 순간을 떠올린 플렉센은 "솔직히 이야기 드리면 그때 정신을 잃었다"고 웃은 뒤 "6회가 굉장히 중요한 이닝이었는데, 잘 막고 내려가서 여러 감정이 교차됐다. 팬들이 열정적인 응원을 해줬는데, 보답하고 싶었고 동료들에게도 용기를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플렉센은 이날 시구자로 나선 더스틴 니퍼트를 향한 존중도 잊지 않았다.
플렉센은 "니퍼트에 대한 업적이나 기록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다"면서 "살아있는 전설을 만나서 놀랐다. 특히 니퍼트 키가 굉장히 커서 올려다 봐야했던 것이 가장 놀라웠다"고 전했다.
플렉센은 가을에 강한 팀 동료들을 향한 굳건한 믿음을 나타냈다.
플렉센은 "준비하는 과정부터 우리 팀이 강팀이라고 느꼈다"며 "항상 이기고 싶은 열망이 크고, 에너지 넘치는 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부분은 포스트시즌이 아니라 올 초 스프링캠프부터 느낄 수 있었다. 이기는 것에만 집중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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