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청소년 스마트폰 제어 앱을 없애주세요"
지난 10월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부모가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을 제어하기 위해 설치하는 애플리케이션을 금지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소년으로 추정되는 청원인은 "코로나19로 친구들과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스마트폰 밖에 없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감염 우려로 오프라인 만남이 줄어든데 이어 자녀 관리 앱 등장으로 온라인 소통 창구까지 차단당한 학생들이 늘고 있디. 이런 환경으로 인해 학생들의 사회화 기회가 쪼그라들고 혼자 고립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의 공현 활동가는 "코로나19 때문에 등교도 어렵고 학교 바깥의 다른 공간에서 만나기 어려운 상황에서 스마트폰 사용시간 제한으로 청소년들의 소통이 차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의 치이즈 활동가도 "코로나19로 집 안에 혼자 방치된 청소년들은 스마트폰이나 TV 외에 여가 시간을 보낼 방법을 찾지 못할 수 있다"며 "자녀의 여가에 대한 고민 없이 무조건 스마트폰 사용을 끊으려고만 하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꼭 코로나19 상황이 아니더라도 청소년들은 자녀 관리 앱으로 인한 불편이나 스트레스를 호소한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 했더니 그 날 시간 제한을 다 써버렸다"거나 "시간 압박 때문에 뭘 했는지도 모르겠다"는 목소리가 대표적이다.
온라인 상에 "친구와 주고받은 내용을 부모가 계속 알고 있으니까 친구들이 더 이상 대화하려 하지 않는다"는 걱정을 남기는 학생도 있다. 공현 활동가는 "친구 사이에 메시지를 주고 받을 때 욕이 섞여 있으면 부모에게 알림이 가기도 한다"며 "청소년들이 일상적으로 감시받는다는 기분에 답답하다는 호소를 털어놓는다"고 말했다.
자녀 관리 앱이 청소년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인터넷 접속 앱 이용 실태를 감시하고 위치 추적까지 하는 것은 사생활 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8월에도 '청소년 인권을 침해하는 청소년 보호앱을 없애주세요'라는 청와대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반면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자녀 관리 앱을 쉽게 포기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많다. "자녀가 스마트폰만 끼고 산다"거나 "범죄에 노출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맞벌이 부부라면 온갖 범죄가 횡행하는 상황에서 자녀의 위치라도 확인해야 안심이 된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자녀 관리 앱을 사용하더라도 부모들이 자녀들과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 교수는 "요즘 학교에서도 과도한 인권 침해라는 이유로 학생들의 스마트폰을 압수하지 않는다"며 "부모도 설득하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부모가 스마트폰 사용을 강하게 통제하면 오히려 아이들의 반발만 살 수 있다고도 했다. 박 교수는 "아이들도 자기가 수용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니면 따르지 않는다"며 "대화를 통해 합의하고 남는 시간에 무엇을 하며 보낼 지 방안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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