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취업처가 줄어 다가오는 졸업이 막막해요. 정부와 기업이 나서서 일자리를 책임질 때라고 생각합니다."
11월3일 학생의날 91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 2일, 전국 각지의 특성화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운동장에 섰다.
플래카드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취업 안 된 고3, 정부가 일자리 책임져라'라는 문구가 담겨 있었다.
흔히 대학 졸업을 앞둔 취업준비생(취준생)의 이야기가 아니다. 특성화 고등학교에 다니는 2002년생에게도 취업은 곧 생존의 문제였다.
7일 특성화고등학생 권리 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3학년으로 내년 초 졸업하는 학생은 8만여명에 달한다.
연합회 측은 "이들은 빨리 취업하고 싶어 특성화고에 들어갔지만, 매년 일자리가 줄어들었고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고졸 취업처와 실습처가 확연히 줄어들었다"며 "이에 3개월 뒤 졸업하는 3학년들은 물론 1, 2학년들까지 취업 한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운동장 퍼포먼스는 지난 2일 140명을 시작으로 계속되고 있다. 퍼포먼스에 참석한 학생들은 "우리에겐 예년보다 더한 취업 한파, 아니 취업 재난이 기다리고 있다"며 "우리는 어떠한 도움 없이 개인의 힘으로 코로나19 재난 상황을 극복해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재난의 영향이 사회적 약자에게 더욱 가혹하다면, 정부의 지원은 사회적 약자에게 더욱더 두터워야 한다"며 "2021년 졸업하는 고졸 노동자들을 위한 정부와 기업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도 그럴 것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어느 때보다 2002년생 취준생들은 추운 겨울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 채용 공고는 지난해의 25% 수준에 불과하고, 자격증 시험도 밀리고 밀리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취업이 아닌 대입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이들도 늘고 있다.
학생들은 지난 3월 코로나19 초창기부터 특성화-마이스터고에 다니는 학생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달라며 국민청원까지 한 상황이지만, 뾰족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실기 시험이 필수인 2002년생 예체능생도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실기 과목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학생들이 대부분인데, 설상가상 실기 종목이 변경 혹은 축소되면서 학생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서울 등 수도권은 지난 9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2주간 실기 수업을 못 들은 경우도 있어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또 이들이 자가격리 대상자가 되면 실기 시험 응시 자체를 하지 못할 수도 있어 노심초사다.
교육부가 최대한 대학별 평가에 응시하도록 노력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일선 대학들은 자기자격리자의 응시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
교육부는 "자가격리자들이 응시할 수 있도록 대학에 협조를 구하고 있다"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책임은 대학 측이 고스란히 질 수밖에 없어 쉽게 나서지 못하고 있다.
결국 대규모 장비가 동원되는 예체능 실기고사에서는 자가격리 수험생의 응시 제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회 성적 등을 바탕으로 수시로만 진행되는 특기자 전형에 도전하는 학생들은 그 피해가 더 심각하다.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대회가 열리지 않은 종목이 허다하고, 열리더라도 예년에 비해 그 수가 적어 입상 기회도 줄어들었다.
축구 특기자 전형을 앞둔 학부모 최모씨(51)는 "프로로 직행하려고 했지만, 올해 대회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꿈을 접었다"며 "대학 진학으로 진로를 바꾸려고 했지만 그마저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며 허탈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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