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구글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 국회 통과를 두고 찬반공방이 뜨겁다. /사진=로이터
이른바 '구글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 국회 통과를 두고 찬반공방이 뜨겁다.  구글이 자사 앱스토어에서 인앱결제를 강제하고 수수료 30%를 부과하는 것은 불공정 행위라는 주장이 나오는 한편 "시장이 선택한 독점" "독점을 막는 국가는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구글은 법안 통과시 사업 모델 변경 가능성을 재차 내비쳤다.

구글 인앱결제, 불공정행위?… "선택 방해" vs "시장이 선택"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지난 9일 오후 2시 과방위 회의실에서 인앱결제 관련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진술인으로는 김현규 한국모바일게임협회 부회장과 이병태 카이스트 테크노 경영대학원 교수, 정종채 법무법인 정박 변호사, 인디게임 개발사인 '슈퍼어썸' 조동현 대표가 출석했다. 김현규 부회장과 정종채 변호사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이병태 교수와 조동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추천한 인물로 알려졌다. 

구글은 지난 9월 내년부터 웹툰이나 음원서비스, 동영상 스트리밍 등 모바일앱에 대한 인앱결제를 의무화하고 결제액의 30%를 수수료로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후 여야는 사실상 국내 앱마켓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진 구글 플레이스토어가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을 '불공정 행위'로 판단, 앱사업자가 특정 결제 수단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안 6건을 국정감사 기간 내 처리하기로 했다. 하지만 국감 막판 국민의힘 측이 "졸속 처리는 안 된다"며 입장을 바꾸면서 무산됐다. 

임재현 구글코리아 전무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인앱결재 관련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공청회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사진=뉴스1
이날 과방위에서는 구글의 행위를 불공정행위로 볼 수 있을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펼쳐졌다.

우선 정종채 법무법인 정박 변호사는 "핵심은 선택 가능성"이라며 독점이라고 내다봤다. 정 변호사는 "콘텐츠 사업자의 결제 선택을 방해하고 배제해버렸고 자사 결제 시스템을 제공하고 싶어하는 사업자는 시장에 못 들어오게 배제됐다"며 "사회후생은 저해되고 소비자 잉여는 감소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병태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는 독점을 막는 국가는 없을 뿐더러 "시장이 선택한 독점"이라며 맞섰다. 그는 "어느 나라도 독점을 처벌하는 나라는 없는 데다 (앱 마켓 문제는) 시장이 선택하는 독점"이라며 "시장이 복잡한 구조인 만큼 이 정책으로 이뤄지는 국가적 이익이 크지 않다. (원스토어라는) 특정 국내 대기업 편을 들기 위한 아주 나쁜 선례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수수료 30% 과도하다" vs "경제적 효과 생각하면 괜찮다"


구글이 정한 '30%'라는 수수료 크기를 두고도 의견이 엇갈렸다. 
김현규 한국모바일게임협회 부회장은 부가통신사업자 전체 매출의 30%라는 플랫폼 수수료가 과도하며 대부분 사업자가 이를 감당할 여력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부회장에 따르면 부가통신사업자는 앱 개발비 외에도 이용자를 모으기 위한 마케팅 비용과 CDN, 서버 인프라 구축 및 유지보수, QA, 번역, 운영, CS 등 이용자를 위한 서비스에 필요한 거의 모든 부분을 자신이 부담해야 한다.

김 부회장은 "평균적으로 모바일 게임에서 매출 100을 일으켰다고 할 때 30은 마켓사업자가, 20~30은 모객 마케팅 비용으로 쓰여 부가통신사업자의 몫은 50 이하가 되며 추가적인 개발비 앱 마켓 이용자 대응 비용, QA 서버 비용을 제하고 나면 20정도에 불과하다"며 "월 1억원 매출을 올려도 1000만원~2000만원밖에 벌 수 없는 게 현실로 이는 다음 콘텐츠를 개발할 수도 없으며 현재 상태를 유지하기에도 어려운 환경으로 이어진다"고 꼬집었다.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인앱결재 관련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임재현 구글코리아 전무, 조동현 슈퍼어썸 대표, 정종채 법무법인 정박 변호사, 이병태 KAIST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김현규 한국모바일게임협회 부회장, 김상돈 원스토어 경영지원실장. /사진=뉴스1
이병태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의 의견은 달랐다. 시장에서 이유없이 수수료를 징수할 이유가 없다는 것. 이 교수는 "시장에서 이유 없는 수수료를 징수할 수 있는 수단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플랫폼의 수수료를 통행세라는 식의 비난은 정당성이 없는 비논리적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 교수는 또 "플랫폼의 브랜드와 시장 장악력으로 인해 소비자들을 쉽사리 만나게 되고 다른 대안보다 유통 비용이 훨씬 적다"며 "지불 결제 시스템을 제공해 카드 수수료나 VAN 수수료, 환불 처리 등 비용을 절감하게 하는 경제적 혜택을 제공한다"고 했다.
인디게임 개발사인 '슈퍼어썸'의 조동현 대표도 "슈퍼어썸은 해외에 특별한 기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전 세계 모든 국가에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지난 3분기 기준 다운로드와 결제매출의 거의 90%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구글플레이 스토어가 경제적 효과뿐 아니라 창업에 대한 부담을 크게 낮췄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직접 신용카드사나 결제대행사 등과 협상을 하고 외부 결제 수단을 도입하더라도 실제로 비용이 절약되기보다는 오히려 더 늘어나는 일도 발생할 수 있다"며 "실제 슈퍼어썸의 매출은 모두 모바일,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지난 3분기 전체 매출의 약 6%가량만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 결제 수수료로 지불됐다"고 주장했다.  


'반쪽' 공청회… 이해당사자 빠졌다


과방위는 내주 법안 소위를 열고 개정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이날 공청회에는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200여개 기업이 가입한 대표 인터넷 기업 단체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과 스타트업계를 대변하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는 참석하지 않아 '반쪽' 공청회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구글 인앱결제 정책 대상이었던 게임사보다 카카오의 웹툰 서비스인 카카오페이지나 네이버 웹툰, SK텔레콤과 지상파3사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 등이 직접적 이해 당사자로 거론됐기 때문이다. 

인기협은 공청회 직후 입장문을 내고 "인기협은 조문체계를 떠나 앱 마켓사업자의 금지행위 신설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에 찬성한다"며 "다만 반경쟁적이고 참여 사업자 사이의 우월적 지위에서 나타나는 여러 문제점을 정확하게 해결하기 위한 내용에 있어서 국회의 신속한 검토를 요청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