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이밝음 기자 = 일본 출신 방송인 후지타 사유리(41)가 결혼을 하지 않고 자녀를 출산하며 '자발적 비혼모'를 선택한 가운데 국내 관련 법률 규정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국내법은 비혼모의 임신을 위한 시험관 시술 등의 조건으로 배우자의 동의를 명시하고 있다. 사유리처럼 결혼을 하지 않거나 사실혼 관계가 없는 경우에 대한 규정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관련 규정의 법률 공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보건복지부, 법률전문가 등에 따르면 자발적 비혼모 관련 법률은 '생명윤리법' '모자보건법' 등이다.
우선 생명윤리법은 난자나 정자를 기증하거나 체외수정 시술을 받을 경우 '배우자'의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배우자 동의가 있다고 하더라도 남편에게 무정자증이 있거나 심각한 유전질환이 있는 경우로 제한된다.
모자보건법은 난임 부부만 인공수정 등 보조생식술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난임 시술을 받으려면 '부부'가 동의서를 내야 한다. 지난 2019년부터 사실혼 부부도 대상으로 포함해 결혼을 하지 않아도 시술이 가능하도록 했다.
두 법안의 문구만 보면 남편 또는 결혼에 준하는 관계를 갖고 있는 남자의 동의가 있어야 비혼 출산을 위한 인공수정이 가능하다. 배우자 동의 없는 인공출산은 '불법'으로 읽힌다.
관할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다소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사유리의 케이스를 두고 "불법이 아니다"고 밝혔다. 배우자 동의 없이 임신을 하고 출산을 했지만 불법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복지부는 관련 규정이 없기 때문이란 설명을 덧붙였다. 복지부 관계자는 "법률을 보면 배우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배우자가 없는 경우에 대한 규정은 없다. 사유리씨의 경우 규정을 어긴 부분이 없다"고 밝혔다.
배우자(사실혼 포함) 있는 경우는 규정이 있지만, 배우자가 없는 경우에 대한 규정 자체가 없는 만큼 불법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비혼여성 출산을 불법으로 보고 있다
대한산부인과 보조생식술 윤리지침은 '본 시술(체외수정 및 배아이식)은 부부의 동의하에 실시한다' '비배우자간 인공수정 시술은 원칙적으로 법률적 혼인관계에 있는 부부만을 대상으로 시행한다' 등을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산부인과에서는 배우자 동의가 없는 경우 시술을 하지 않는다.
실제 사유리는 자신의 출산 소식을 알린 SNS에 "한국에서는 결혼한 사람만 시험관(시술)이 가능하고 모든 게 불법이었다"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산부인과병원이 법률과 별도로 자체 지침으로 관련 시술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즉 법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병원현장에서 자체적으로 비혼 출산을 제한하고 있다 것이다.
이같은 논란 가운데 전문가들은 의료 현장의 목소리에 동의하고 있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현 법률은 재생산의 권리를 이성애자 기혼부부로 한정하고 있다"며 "국내 법 규정을 보면 배우자가 없는 비혼 여성이나 여성 커플은 인공보조 생식기술에 대한 접근권이 박탈돼 있다"고 말했다.
차진아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배우자가 없는 경우에는 배우자가 없으니까 동의 안 받아도 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안 해주고 있다"며 "배우자가 있는 여성한테만 남편 동의서 받아서 시술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법률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복지부 등은 관련 규정에 대한 논의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사유리씨 출산 이후 관련 규정을 살펴보고 있다. 내부적으로 논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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