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경쟁이 사라진 프로야구 프리에이전트(FA) 시장. 이제는 구단이 갑이다.
지난달 29일 개장한 2021년 FA 시장. 16명이 FA 권리를 행사해 시장에 나왔고 그중 7명이 소속팀을 찾았다. 남은 9명은 아직 협상 중이다.
최근 열흘 동안 FA 시장에는 광풍이 몰아쳤다. 지난 10일 허경민(30)이 4+3년 85억원에 두산 베어스 잔류를 선택했고, 하루 뒤 11일엔 최주환(32)이 두산에서 SK 와이번스로 팀을 옮기며 4년 42억원에 계약했다.
14일에는 한꺼번에 2명이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오재일(34)이 4년 50억원에 두산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했고, KIA 타이거즈 최형우(37)는 3년 47억원에 잔류했다. 그리고 16일엔 정수빈(30)이 두산과 6년 56억원 조건에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숨가쁘게 달려온 FA 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이제부턴 장기전이 예상된다. 뜨거운 관심을 받는 선수가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FA 시장은 '경쟁'으로 과열됐다. 수요가 많으면 가격이 뛰는 게 자연스러운 시장 원리다. 허경민, 최주환, 오재일, 정수빈이 생각보다 큰 금액에 사인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최형우도 타구단에서 영입을 고려한다는 설이 돌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구단 재정 상황이 나빠지면서 FA 시장이 꽁꽁 얼어붙을 것이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한 구단 관계자는 "경쟁이 붙으면서 가치 이상으로 FA 선수들의 몸값이 뛰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시장에 남은 9명을 두고는 경쟁이 벌어지지 않고 있다. 기본적으로 원소속구단은 잡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선수 측이 원하는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은 작다.
이대호(38), 김재호(35), 우규민(35), 유희관(34), 이원석(34), 차우찬(33), 김상수(32), 양현종(32), 이용찬(31)이 아직 계약서에 사인하지 못한 FA 선수다. 저마다 가치는 있지만, 타구단은 크게 영입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롯데 자이언츠의 프랜차이즈 스타 이대호는 보상금만 50억원이 발생한다. KIA의 국가대표 에이스 양현종은 해외 진출을 시도 중이다. 사실상 타구단 입장에서 이대호, 양현종 영입은 언감생심이다.
다른 7명도 팀 전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선수들이지만, 영입을 위해서는 적지 않은 보상금과 보상선수 출혈을 감수해야 한다. 영입 제안을 할 수는 있지만, 그 규모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쟁을 통한 몸값 상승도 기대하기 어렵다.
남은 FA 선수들의 경우, 원소속구단을 포함해 구단이 '갑'의 위치라고 볼 수 있다. 이미 대형 계약을 마친 선수들과 다른 점이다. 잠잠해진 FA 시장의 분위기가 이대로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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