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마이크로 LED TV. / 사진=삼성전자
신축년 TV 시장 경쟁이 한층 뜨거워진다. 기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로 맞대결을 펼치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새로운 기술인 ‘마이크로LED’와 ‘미니LED’를 적용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라인업을 대폭 확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양사는 누구도 따라오지 못하는 ‘최강 화질’을 통해 새해 TV 시장의 주도권을 잡는 한편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하겠다는 각오다.

삼성전자 첫 자발광 TV 출격

삼성전자가 최근 선보인 마이크로LED TV는 삼성전자의 첫 ‘자발광 TV’다.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초소형 LED를 이용해 백라이트나 컬러필터 같은 구조를 없애고 LED 자체가 스스로 빛과 색을 낸다.

마이크로 LED의 RGB 소자는 기존의 TV 디스플레이와는 다르게 각 소자가 빛과 색 모두 스스로 내는 유일한 제품으로 실제 사물을 눈으로 보는 것과 같은 자연 그대로의 색상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800만개가 넘는 각각의 RGB소자가 따로 제어되기 때문에 화면의 밝기와 색상을 정밀하게 표현할 수 있다. 무기물 소재를 사용해 수명이 10만 시간에 이르기 때문에 화질 열화나 번인(오래 사용해 화면 일부가 변색되는 현상) 걱정 없이 오래 사용이 가능하다.


이번에 나온 제품은 가정용이다. 삼성전자는 2018년 상업용으로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더 월’을 출시한 바 있다. 이번 가정용 출시로 인해 삼성전자는 B2B와 B2C 분야를 모두 아우르는 마이크로LED 리더로 올라서게 됐다.

다만 높은 가격과 거대한 크기로 인해 대중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공개한 가정용 마이크로LED TV의 크기는 110인치이며 가격은 1억7000만원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110형보다 더 작은 크기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술도 이미 확보한 상태로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면 가격 경쟁력도 확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용훈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개발팀장(부사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LCD(액정표시장치) TV가 처음 시장에 나왔을 때 30인치 제품 가격이 1000만원대에 가까웠지만 지금은 20만~30만원대”라면서 “시장 환경이 형성되고 많은 플레이어가 뛰어들면 가격은 드라마틱하게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3월 마이크로LED를 국내 시장에 본격 출시한 뒤 해외시장으로 점차 판매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시장 상황을 고려해 라인업도 70·80·90형대로 다양하게 늘리는 방안을 검토한다.


삼성전자는 미니LED TV인 ‘네오 QLED’도 선보였다. ‘퀀텀 미니 LED’ 적용한 이 제품은 최상위 LCD TV로 기존 삼성전자의 QLED보다 상위에 위치한다. 마이크로LED에 이어 미니LED 기술까지 선보이면서 삼성전자의 TV 라인업은 더욱 다양해졌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LED를 최상위 프리미엄군으로 내세우고 QLED와 미니LED를 지렛대 삼아 올해 16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1위에 도전할 예정이다.

LG전자 QNED TV. / 사진=LG전자

LG전자, 미니LED로 삼성에 맞불

경쟁사인 LG전자도 최근 미니LED를 적용한 ‘QNED TV’를 선보였다. LG전자는 QNED TV에 기존 LCD TV 대비 광원의 크기가 10분의1 미만 수준인 미니LED를 적용했다. LED 크기가 줄어들면 동일한 면적에 더 많은 광원을 배치해 보다 밝은 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
화면분할구동(로컬디밍) 영역도 세분화할 수 있어 LCD TV의 단점 가운데 하나인 명암비도 올라간다. 86형(대각선 길이 약 218cm) 8K(7680×4320) 해상도 기준 3만개가량의 미니LED를 탑재한다. 백라이트가 더 작고 많은 만큼 일반 LCD TV보다 가격은 높지만 OLED나 마이크로LED TV에 비해선 낮다. 8K 기준 QNED TV 제품 가격은 LG전자의 같은 크기 OLED TV 가격의 절반 정도로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CES 2021’에서 미니LED를 탑재한 LCD TV 주요 제품을 선보인 뒤 초대형 제품 중심으로 8K와 4K 해상도를 포함해 10여개 모델을 글로벌 시장에 본격 판매할 계획이다.

LG전자의 QNED TV는 이 회사가 보유한 LCD TV 라인업 중 최상위에 위치한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자발광 OLED TV를 최상위 프리미엄 모델로 두고 QNED TV와 나노셀 TV 등 LCD TV를 함께 운용해 프리미엄 TV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의 OLED TV는 백라이트가 없이 자체 발광하기 때문에 돌돌 말거나 휘는 등 다양한 형태의 TV를 만들 수 있다. LG전자가 지난해 10월 선보인 롤러블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R’이 대표적인 예다.

LG전자가 마이크로LED TV를 출시할 지도 관심거리다. 백선필 LG전자 TV상품기획담당은 최근 미니LED TV 기술 설명회에서 “마이크로 LED는 이미 개발했기 때문에 고객이 필요하면 일반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며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국내 가전업계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잇따라 혁신기술을 선보이며 라인업을 강화함에 따라 올해 글로벌 TV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 상승도 기대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20년 3분기 매출액 기준 양사의 점유율 합계는 49.7%로 전세계 TV 시장의 절반을 차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