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전속에서 GA로 이동했던 설계사들이 다시 보험사 전속으로 이동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1200%룰이 본격 시행되며 보험사 전속설계사가 받는 수수료가 GA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보험설계사는 늘 같은 월급을 받는 고정직이 아닌 수수료에 100% 의존한다. 이에 따라 GA에서 설계사들이 대거 이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5대 보험사(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전속설계사의 평균 1차년도 수수료는 1176%로, GA 수수료(1033%)보다 143%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화재 경우 전속설계사와 GA의 수수료 차이가 무려 334%포인트였고 차이가 가장 적은 DB손해보험은 23%포인트였다.
그동안 GA들은 고액 수수료를 무기로 보험사 전속설계사들을 빼 왔다. 지난해 12월까지 전속설계사의 경우 보험사로부터 계약 체결한 상품의 월 납입 보험료 800~1000% 수준의 수수료를 받았다. GA설계사는 이보다 높은 1200~1400%를 받았다. 회사별 수수료 정책에 따라 많게는 1800%까지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월 보험료 10만원짜리 보험계약을 체결하면 전속설계사는 최고 100만원, GA는 최고 180만원을 받는 셈이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전속설계사를 버리고 GA로 갈아탈 동기가 충분하다.
GA가 더 높은 수수료를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이유는 보험사와 운영방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보험사가 조직 운영비를 써가며 상품을 판매하는 것과 달리 GA는 임차료나 월세, 전기료 등 모든 비용을 설계사 개인이 지출한다. GA대리점은 아낀 운영비를 GA설계사들에게 높은 수수료로 돌려주는 셈이다.
GA설계사가 받는 높은 시책비(보험사가 지급하는 판매촉진비)는 영업 현장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한다. GA설계사는 받은 시책비를 보험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사은품, 월 보험료 지원 등으로 활용한다. 월 보험료 대납 등의 행위는 보험업법상 불법이다. 하지만 계약 유치에 혈안이 돼 있는 설계사 영업현장에서는 여전히 이러한 방식이 공공연한 것으로 알려진다.
고액수수료는 1200%룰 시행 이후 GA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운영비와 광고판촉비 등을 보험사로부터 받는 고액수수료로 충당하던 GA들은 당장 이달부터 설계사들에게 지급하던 수수료를 줄여 납부해야 한다. 그만큼 GA 설계사들의 수수료가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반면 1200%룰은 보험사와 보험사 자회사형 GA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이전과 같거나 소폭 높은 수수료를 설계사들에게 지급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수수료 지급에 제한을 두면서 GA의 날개가 꺾일 조짐이다”며 “ 성장의 원동력인 설계사들이 이탈하면 GA의 몰락은 성장세만큼이나 가파를 수 있다는 전망이나온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