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으로 치러지는 선거를 '반(反)성폭력 선거'로 규정했던 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성 비위의 가해자로 전락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뉴시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으로 치러지는 선거를 '반(反)성폭력 선거'로 규정했던 당 대표가 성 비위의 가해자가 되는 일이 발생했다.

25일 정의당에 따르면 지난 15일 김종철 전 대표가 같은 당 장혜영 의원과 식사를 같이 한 뒤 성추행을 했다. 피해자인 장 의원은 지난 18일 정의당의 젠더인권본부장인 배복주 부대표에게 해당 사실을 알렸다. 

배 부대표는 사건을 비공개 조사한 뒤 이날 대표단회의에서 첫 보고했으며 정의당은 김 전 대표에 대한 직위해제를 결정했다.
정의당은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의 잇따른 성 비위 사건을 강도 높게 비판해 왔기 때문에 충격이 더 크다. 오는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이번 선거를 '성평등 선거', '반성폭력 선거'로 치르겠다고 외치던 정의당이었다.

김 전 대표도 지난해 11월 재보궐선거기획단 1차회의에서 "권력형 성폭력 사건이 심지어 민주당 소속의 지자체장으로부터 세 번 연속으로 일어났다면 민주당은 더욱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책임을 회피하는 민주당에 다시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었다.

약 2개월 후 김 전 대표는 성추행 가해자로 전락했다. 김 전 대표는 고(故) 노회찬 의원의 비서실장 출신이다. 학생운동을 시작으로 20여년간 진보진영에서 활동해 온 정치인으로 평가받기에 그에 대한 질타가 크다.

그는 서울대 경제학과 재학 중 학생운동 조직인 '대장정' 설립을 주도하고 1999년 국민승리21 권영길 대표의 비서로 정치를 시작했다.

지난 2006년 4회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노동당 후보로 서울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당시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를 넘지 못했으며 이후 18·19대 총선에도 출마했지만 국회 입성에는 실패했다.


정의당으로 몸담은 후에는 지난 2016년 당시 노회찬 원내대표의 마지막 비서실장으로 일했다. 지난해 10월 자리에서 물러나는 심상정 대표의 뒤를 이어 새 대표로 취임한 자리에서 "거대 양당이, 정의당이 내놓는 의제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내놓아야 하는 그런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의당은 사건 이후 김윤기 부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하고 당 대표 보궐선거와 성평등 대책 마련에 우선 집중한다. 재보선 전략에 대한 논의도 곧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까지 진행된 정의당 재보선 후보 등록 결과에서는 서울시장 후보로 권수정 서울시의원이, 부산시장 후보로 김영진 부산시당 위원장이 각각 신청했다. 정의당은 다음달 1~5일 당원 투표를 거쳐 이들을 최종 후보로 확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