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으로 고소한 피해자의 법률 대리인을 맡고 있는 김재련 변호사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2차 가해자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2020.12.8/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일부 사실로 인정한 가운데, 피해자 A씨 측 김재련 변호사가 "험난한 과정을 통해 받은 결과라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26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피해자를 구제하고 가해자에 책임을 묻는 식으로 조치가 진행돼야 하는데, 가해자의 사망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판단을 험난한 과정을 통해 받아 아쉽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박 전 시장은 전직 비서 A씨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발됐지만 숨진 채 발견되면서 당시부터 성추행 사건이 '공소권 없음' 처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피해자 측은 지난해 7월 말쯤 인권위에 직권조사를 요청했고 인권위는 지난 25일 6개월 간의 조사결과로 "박 전 시장의 행위는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발표했다. 범행 혐의에 대한 수사기관의 처리절차보다 지난한 과정을 거쳐 나온 결론이었다.


인권위는 성희롱을 인정하면서 "박 전 시장이 늦은 밤 피해자에게 부적절한 메시지와 사진을 보내고 집무실에서 손을 만졌다는 사실이 인정된다"고 표현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구체적인 내용을 적시하지 않고 최대한 평이한 단어들과 중립적인 문장으로 사안을 판단한 이유는 정치적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고려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피소사실 유출 의혹을 받았던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사과에 대해서는 "피해자에게 사죄 의사를 먼저 전달하는 것이 진정성 있는 사과"라며 "SNS에 먼저 올리는 손쉬운 사과가 어딨냐"고 반문했다.

남 의원은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에게 '박 시장과 관련해 불미스로운 이야기가 도는 것 같은데 무슨 일 있냐'고 물어 박 전 시장 측이 피소사실을 확인할 계기를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남 의원은 인권위 직권조사 결과 발표가 나오자 본인의 페이스북에 "서울시 젠더특보와의 전화를 통해 물어본 것이 상당한 혼란을 야기했고 저의 불찰"이라며 "피해자들에게 상처를 드린 점 사과한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피해자 대리인단도 있고 지원단체들도 있는 만큼 이를 통해 먼저 연락을 시도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꼬집었다. 현재 상황상 A씨가 연락을 취하기 어려운 인물이 아닌만큼 직접 사과의 뜻을 전달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경찰의 지난 수사에 대해서는 "경찰의 송치 의견서에 피해자가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에 대한 내용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안다"며 "경찰 수사가 아닌 발표가 잘못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찰은 지난달 말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면서 수사 내용에 대해서는 대부분 밝히지 않았다. 현재 사건은 중앙지검에서 맡고 있다.

김 변호사는 "박 전 시장이 사망 당시 가졌던 핸드폰 포렌식을 해달라고 검찰에 요청했다"며 "추가로 보완 수사해서 인정된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북부지검이나 중앙지법, 인권위처럼 국민들에게 사실을 알려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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