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배우 남보라(32)가 오랜만에 스크린 주연작으로 돌아왔다. 2006년 시트콤 '웃는 얼굴로 돌아보라'로 데뷔한 뒤 그간 주로 '영광의 재인' '해를 품은 달'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 TV 드라마에서 주로 활동해왔던 남보라는 최근 개봉한 영화 '크루아상'(감독 조성규)에서 주연인 성은 역을 연기했다. 영화 '써니' '돈 크라이 마미'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선보였던 남보라의 스크린 복귀작인 '크루아상'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고 그것에 열정과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파티시에 성은과 꿈이 없이 방황하는 공시생 희준(한상혁 분)이 사건 사고들을 겪으며 조금씩 성장하고 단단해져 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남보라는 최근 뉴스1과 진행환 화상 인터뷰에서 '크루아상'에 관련해 "영화가 밋밋하고 심심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이 글은 왜 썼고, 이 대본이 주는 이야기가 뭘지 생각이 많이 들어서 감독님께 직접 물어봤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감독님이 심플하게 '그냥'이라고 답하셔서 그 부분에서 오히려 '크루아상'에 대한 매력을 느꼈다"라며 "감독님이 원래 빵을 좋아하시는 것 같다"라며 웃었다.
남보라는 "영화를 보면 밋밋하고 이게 무슨 영화라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이런 영화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화려한 영화만 있을 수 없고, 또 이런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분명 있을 것이란 생각에 밋밋한 영화도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감독님 전작을 찾아봤는데 전반적으로 잔잔하고 일상적인 분위기였다"라며 "계속 보다 보니까 '이런 게 필요하구나' 생각했다"고 전했다.
남보라는 극 중 동네 빵집 주인이자 파티시에 성은 역을 맡았다. 성은은 희준이 원하는 공무원이었으나 적성에 맞지 않아 직장을 그만두고 파티시에가 되어 작은 빵집을 차린 인물이다. 특히 성은은 빵을 모르는 희준과 함께 빵집을 꾸려나가며 위기 속에서도 빵에 대한 열정을 포기하지 않는다.
"성은의 열정이 너무 멋있게 다가왔다. 내가 성은이라면 원래 직업을 포기하면서까지 하고 싶은 것은 못 할 것 같다. 아마 퇴근 후 제빵 수업을 다니면서 취미로 하다가, 나중에 은퇴하고 노후에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 면이 성은과 다르기도 했다. 그런데 성은을 볼수록 멋있고, 진취적이고, 자기 인생을 이렇게 자발적으로 꾸려나가는 인물이라고 느껴졌다."
희준으로 분한 한상혁과 호흡에 대해선 "실제 저와 성격이 정반대였는데, 혁이는 의젓하고 진중하고 조금 더 고민하는 스타일이라면, 저는 행동을 먼저 하는 스타일이었고 오히려 이게 두 인물의 케미를 맞출 수 있는 부분이었다"라며 "촬영 전에 따로 만나 대본 리딩을 하면서 이 장면에서는 어떻게 가면 좋겠다는 얘기를 나눴는데, 생각한 지점이 비슷해서 호흡이 잘 맞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남보라는 "성은의 감정이 변화하는 사건이 몇 개 있는데, 특히 희준에 대한 감정이 변하는 부분에서는 더욱 섬세하게 체크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빵집 사장 역을 맡았던 남보라는 실제로 기업가가 되고 싶었던 꿈이 있었다고. 그는 "지금도 기업가가 되고 싶은 생각은 가지고 있다"라며 "두려움 때문에 못 했지만 시도는 많이 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친구와 스몰웨딩 사업을 해보자고 해서, 밤에 동대문 새벽시장에 가서 옷을 사입했는데 정작 판매는 하지 않았다"라며 웃은 뒤 "생각보다 어려워서 바로 포기했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른을 넘어 곧 서른 중반이 온다는 생각이 드니까 20대와는 또 다른 마음가짐이 생기는데 지금은 조금 더 용기를 가지고 움직일 수 있을 것 같다"며 "사실 조그마한 회사를 차리는 걸 하고 싶은데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고, 조금 더 잡히면 말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남보라는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실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봉사활동을 다녀온 사진을 게재해오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6년째 하고 있는데, 최근 코로나19 때문에 상황이 더 열악해졌다. 봉사단 수도 많이 줄어들었고, 노숙자분들께 주먹밥이라도 못 드리고 있어서 상황이 더 힘들어졌다. 그래서 나라도 안 가면 더 힘들겠다는 생각에 많이 챙겨드리지 못해도 마스크 정도라도 꼭 챙겨드리고 싶어서 매달 1000장 정도 나눠드리고 있다. 지금은 책임감 때문에라도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우리를 기다리시더라. 특히나 마스크를 구하시기도 어려우신 분들이 있기 때문에 꾸준히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
2006년부터 연기 생활을 이어오고 있는 남보라는 '데뷔 15년'에 대해 묻자, 잠시 생각하더니 "정말 오래 했다, 잘 버텼다, 15년이라는 시간 동안 어떻게 지냈을지 모를 정도로 생각보다 길게 했단 생각이 든다"라고 전했다.
그는 "사실 고등학생 때 연예인 제안을 받았을 때는 10년만 해보고 그때도 내가 되어있지 않으면 깨끗하게 그만두겠다는 다짐을 하고 시작한 일이었다"라며 "15년이 지나있을 줄 몰랐는데 그냥 고민도 많고, 이 길이 맞나 끊임없이 고민을 하며 나름 잘 버틴 것 같다"고 밝혔다.
'버텼다는 것은 어떤 감정인가'라는 질문에 남보라는 "미래에 대한 부담감이 굉장히 커서 힘들었다"라며 "조금이라도 공백기가 있으면 나는 뒤처진 사람인가, 내가 쉬고 있으면 안 된다는 마음에 가만히 있질 못하고 그 시간을 즐기지 못했던 것 같아서 일 생각만 하는 조급한 마음이 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동생이 하늘나라로 먼저 가고 나서 그런 것들을 많이 내려놓게 됐고, 일보다 행복한 게 중요하다고 느꼈다"라며 "지금은 행복함을 느끼고 있고, 어떤 상황에서도 상황이 힘들어도 그 사람이 행복할 수 있는 자격을 잃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작년서부터는 상황 자체엔 어려움이 많지만 그래도 내 주변에 있는 행복은 챙겨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고, 그런 것 때문에 잘 버티면서 이겨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남보라를 있게 해준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는 영화 '써니'로 함께 호흡한 친구를 꼽으며 여전한 애정을 드러냈다.
"저한테 힘이 많이 되어준, 영화 '써니' 때 만났던 친구들이 원동력이다. 고민거리가 비슷하다 보니까 서로 잘 이해할 수 있었고, 나도 힘든데 너도 힘들구나 우리 같이 이겨내보자라는 얘기를 많이 했다. 늘 우리끼리 괜찮아, 할 수 있어 고맙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냥 있어도 서로가 주는 위로와 힘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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