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가 국내 지역사회에 전파된 것이 확인됐다. 아직 N차 감염이 본격화하지 않았으나 국내에서 코로나19 변이 확산은 시간 문제라는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19 변이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높아 확산될 경우 감염재생산지수(R값)가 크게 상승하면서 다시금 유행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다행인 점은 아직은 변이 정도가 변종 발생 수준까지 가지 않아 곧 시작될 백신 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하다는 부분이다.
지난 3일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지역사회 감시 강화 과정에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4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들 4명은 모두 지난 달 7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총 38명의 감염자가 발생한 '경남/전남 외국인 친적 집단감염' 관련 사례다.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된 4명 모두 지난해 12월 25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입국한 시리아 국적의 외국인(지표환자) 집을 방문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이들 감염집단 확진자 38명과 접촉한 사람들은 모두 136명이다.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할 경우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전병율 차의과학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감염자들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여러 사람을 만나다 보니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변이, 전파속도 빨라 감염 기하급수적으로 확산 가능
바이러스뿐 아니라 모든 유전체는 유전자 복제 과정에서 수시로 변이가 일어난다. 바이러스 또한 전파되는 과정에서 수시로 변이가 발생한다.
변이는 대부분 질병 확산이나 치명률에 영향이 없지만 경우에 따라 이번처럼 감염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부분에서 변이가 발생해 지역사회에 본격적으로 침투할 경우 새로운 유행의 위험 가능성도 있다.
코로나19 변이가 위험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감염률이 높다는 점이다. 변이 바이러스가 치명률이 높지 않아도 감염자가 늘어나면 그만큼 입원하거나 사망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현재까지 알려진 코로나19 변이는 영국, 남아공 그리고 브라질에서 발견된 변이가 대표적이다. 코로나19 변이 중 가장 많이 퍼진 영국발 변이는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 감염력이 약 50~70%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자가 남에게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수준은 감염재생산지수(R값)로 표기한다. R값은 1명이 추가로 몇 명의 신규 환자를 감염시킬 수 있는 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가령 R값이 1.5일 경우 일주일에 1명이 1.5명을 새로 감염시킨다면 R값이 2.25일 때는 1명이 일주일 동안 2.25명을 감염시킬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R값이 클수록 감염자 수는 단순히 1.5배가 아니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R값이 1.5일때 8주가 지나면 감염 사례가 25.63를 기록할 동안 R값이 2.25인 상황에서는 감염 사례가 656.84 건으로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자짓 방심하면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늘 수 있다.
치명률에 큰 차이가 없다면 감염률 증가로 입원 또는 사망 사례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의 경우라면 사망률 또한 1.5배가 아닌 약 25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
◇코로나 변이, 백신 효능에 영향…집단면역 달성에도 차질 가능
변이는 전파력이 높은 것 외에 백신 효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영국발 변이 외에 남아공 및 브라질발 변이는 항체 결합력이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 대비 6분의1이 떨어졌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밖에 변이가 백신 접종자에서 생긴 항체와도 결합력이 떨어진다는 보고도 있다.
가령 얀센의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결과에서도 미국에선 약 72%를 기록한 효능이 변이주가 많이 퍼진 남아공에선 57% 수준이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변이로 인해 백신 효능이 떨어질 수 있다"며 "변이로 백신 효과가 떨어지면 집단면역 달성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기존 집단면역 형성 기준인 접종률 70%에서 기준을 더 높여야 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양동교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자원관리반장은 지난 4일 "이미 각 백신 제조사에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효능 검토에 착수했다고 알고 있다"며 "(해당) 결과와 다른 나라의 사례들을 통해 예방접종 계획을 계속 보완 및 구체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변이, 새로운 변이 이어 변종으로 발전할 위험도 있어
백신 접종 중 새로운 변이가 또 발생할 위험도 있다. 만약 변이가 계속 일어날 경우 완전히 새로운 변종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변종은 변이와 유사하지만 바이러스 성질과 형태가 바뀐 다른 종이다. 감염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변이가 쌓일 경우 변종으로 발전할 수 있다.
변이가 발생하면 효과가 줄어들 수는 있어도 기본적으로 같은 항체에 반응한다. 반면 변종이 발생하면 기존 항체가 효과가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 기존 백신과 치료제가 바이러스에 작용하는 기전에 따라 효과가 있을수도 있고 전혀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변이 바이러스 확산, 4차 유행으로?…가능성 있지만 아직은 낮아
문제는 이같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4차 유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다.
현재 국내에서 발견된 코로나19 변이는 모두 39건이다. 영국발 변이가 27건, 남아공 변이 7건 그리고 브라질 변이가 5건이다. 이번에 보고된 감염자들에 대한 분석이 끝나지 않아 변이 발견 사례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박영준 팀장은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 들어와 전파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변이 바이러스 유행 및 위험국 외국인을 대상으로 최소한의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우주 교수는 "해외 다녀오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변이에 감염이 됐는지 전장유전체 분석을 통해 빨리 실태를 파악해 해외 입국자들에 대한 검사를 좀 더 철저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방역당국은 4차유행 위험성은 있으나 가능성이 높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4일 코로나19 브리핑 자리에서 "방역에 해이해질 경우 3월 이후 새로운 유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전 세계적인 거리두기 등으로 코로나19가 유행의 정점을 지나면서 감소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확산 커질수록 의료계 부담도…점점 힘든 싸움될 수 있어
또한 전파력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의료시스템에 더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환자들이 증가하면서 의료진뿐 아니라 병상, 치료물자 등 여러가지 자원이 더 투입돼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코로나19에 대응하느라 다른 일반환자에도 피해가 갈 수도 있다. 일반환자들의 진료 및 치료를 담당하는 의사·간호사들뿐 아니라 병원 내 모든 직원들이 코로나에 신경써야 하기 때문이다.
전병율 교수는 "아직 질병 자체의 위중도나 치명률에 큰 영향이 없다고 해도 감염력이 크고 어린아이들에 대한 감염 위험도 높아지는 등 상황이 커질수록 전체적인 질병과의 싸움이 점점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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