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국 등 여러 외신에서 한국 코스피 현황을 보도했다. 사진은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시황이 표시된 모습. /사진=뉴스1


미국, 영국 등 해외 언론에서 극심한 코스피 변동성을 조명하며 한국 개인 투자자들이 손실을 중점으로 보도했다. 특히 여러 외신은 한국 코스피 변동성을 지적하며 우려를 전했다.

조울증 앓는 한국 증시…변동성 극심한 이유는 무엇일까?

코스피는 폭락 후 10여 거래일 만에 약 23% 급등했다. 사진은 지난 1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종가가 표시된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매체 CNBC에 따르면 윤정인 피보나치 자산운용 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한국 증시가 하루아침에 공포에서 환희로 오락가락하고 있다"며 "마치 조울증을 앓는 듯한 극단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폭락 이후 불과 10여 거래일 만에 코스피가 약 23% 급등하며 기술적 강세장에 재진입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극단적인 반등 움직임을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는 올해 초 이후 두 배 넘게 상승해 지난 6월 중순 9000선을 돌파했지만 불과 몇 주 만에 5500선으로 하락했다. 이후 현재까지 6800선 안팎까지 회복했다.



코스피의 극심한 변동성에 대해 CNBC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가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 지수 움직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글로벌 AI 트렌드 변동에 지수가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신용융자(빚투) 매매의 기계적 반대매매가 지수 폭락을 부추겼다"며 "급등락 과정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청산 물량이 시장 변동성을 한층 심화시켰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금융 데이터 기관 레이리언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 자료를 인용해 "코스피와 미국 나스닥 100지수의 60일 상관계수가 약 0.5까지 상승했다. 이는 2021년 이후 최고치 기록"이라며 "한국 증시가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AI 투자 심리를 반영하는 아시아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개인 투자자 계좌, 약 120만개 마진콜 상태

영국 BBC는 코스피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의 현재 상황을 인터뷰했다. 사진은 지난 5월27일 거래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모습. /사진=뉴시스


13일 영국 BBC에 따르면 위 쿤 총 금융서비스업체 BNY 선임 시장전략가는 코스피에 상황에 대해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역사상 가장 가파른 조정 중 하나"라며 코로나19 사태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급락에 견줄 만하다고 평가했다.

투자 분석가 토비아스 레거는 "수개월 동안 이어진 기술주 상승이 투자자들 사이에 극도의 도취감을 불러일으키면서 일부가 대출까지 받아 투자에 나섰다"라고 설명했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지난달 말까지 한국 개인투자자 계좌 약 120만개가 마진콜 상태로 추산됐다.



BBC는 SK하이닉스에 투자한 김웅사씨 사연을 전했다. 김씨는 올해 초 직장에서 받은 보너스 중 절반가량을 SK하이닉스 주식에 투자했다. 주가는 한때 4배까지 올랐지만 이후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하면서 현재 약 3억원인 그의 투자금은 고점 당시 평가액의 절반 수준이다. 이에 김씨는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개인투자자 박영지씨는 투자할 수 있는 현금 대부분을 삼성전자에 올인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평가액이 한때 4500만원까지 늘었다가 이후 급락했다며 "한국 주식시장을 믿었던 내가 바보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다만 박씨는 반등을 기대하며 주식을 계속 보유하겠다고 전했다.

한국 증시의 극심한 변동성은 다른 주요국 증시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프랭크 벤짐라 글로벌 투자은행 소시에테 제네랄 아시아·태평양 주식전략 총괄은 일본 닛케이225 등 기술주 비중이 높은 지수가 코스피와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 증시나 일본 토픽스(TOPIX)처럼 업종이 다양하게 분산된 대형 시장에서는 코스피처럼 극심한 변동성이 나타날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