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1세대의 아메리칸 드림을 담은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가 오는 28일(현지시간) 열리는 제78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전 세계 영화협회 및 시상식에서 59관왕을 석권하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음에도 한국어 대사가 절반이 넘는다는 이유로 작품상 부문에 영화를 제출할 수 있는 자격 조차 받지 못해 논란이 거세다.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 Hollywood Foreign Press Association)에서 수여하는 상인 골든 글로브는 그 영향력이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이어져 오스카 전초전으로 불린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탈 만큼 인정받은 영화 '기생충' 역시 제77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만 올랐으며, 결국 수상까지 해냈지만 경우가 다르다. 그들의 입장에서 '기생충'은 외국어 영화가 맞지만 '미나리'는 엄연한 미국영화이기 때문이다.
골든 글로브 발표 후 현지에서는 이런 규칙이 인종차별이며 시대착오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욕타임스는 "작품상 부문 후보로 지명된 10편의 영화 가운데 어느 것도 유색 인종 또는 소외된 커뮤니티에 대한 내러티브를 중심으로 하지 않았다. 물론, '프라미싱 영 우먼' 에머럴드 페넬 감독과 '원 나이트 인 마이애미' 레지나 킹 감독, '노매드랜드'의 클로이 자오 감독 등 여성 감독 3인이 포함됐으며, 그 중 2명이 유색 인종이라는 점은 대단하다"면서 "하지만 '미나리'는 미국영화이며 아메리칸 드림에 관한 작품이다. HFPA의 규칙을 변경할 때"라고 지적했다.
LA타임스는 "'미나리'는 더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HFPA의 결정을 비판했다. 데드라인은 "골든 글로브는 한국어 대사의 양 때문에 미국영화를 외국어 영화로 밀어넣는 고리타분한 규칙을 계속 따르고 있다. 스티븐연과 윤여정은 비평가의 호평을 받았지만 두 배우 모두 연기상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버라이어티 역시 "HFPA는 '미나리'가 미국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어 영화에서 경쟁하도록 하는 기이한 결정을 내렸다"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