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나흘째부터 주변국과 활발한 의사 소통을 시작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일본과는 취임 후 보름 가까이 통화하지 않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일 정 장관이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취임 기자단 상견례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취임 이후 보름 가까이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전화통화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인 강경화 윤병세 장관 때 불과 사나흘 사이 통화가 성사됐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이는 위안부 피해자 문제 등으로 한‧일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된 여파로 풀이된다. 외교수장 간 '전화 두절'을 계기로 한·일 갈등국면은 장기화 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외교가에 따르면 정 장관은 취임 첫날인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14일째 모테기 외무상과 전화통화를 하지 않았다. 외교가에서는 "일본 외무상과 빠르면 이틀 안에도 통화가 성사됐던 것과 비교하면 열흘 넘게 통화가 되지 않는 것은 이례적"이란 반응이 나온다.

실제 강경화 전 장관은 취임(2017년 6월19일) 사흘만에 일본 외무상과 통화했다. 윤병세 전 장관은 취임(2013년3월11일) 나흘째 되는 날 외무상과 첫 통화를 나눴다.


모테기 외무상은 정 장관이 취임한 날 양국 외교 관계에 대해 "전례없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제 징용·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우리 법원이 내렸던 배상 판결에 반발한 것이다. 일본은 우리 법원의 판결이 1965년의 한일청구권협정과 2015년의 외교당국 간 위안부 합의에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도 지난 15일 일본 정부 고위당국자를 인용해 두 장관이 만나더라도 "날씨가 춥네요" 정도의 얘기 밖엔 할 말도 없을 것이라며 냉소적인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정 장관은 지난 1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업무보고에 출석해 '한국을 돕지도 가르치지도 관여하지도 말자'는 이야기가 일본 정계에서 나온다는 지적에 대해 "직접 듣지 못했지만 그런 의견이 있다면 상당히 유감스러운 상황"이라고 반응했다. 


그는 '장관 취임 후 미국, 중국, 아랍에미리트 외교장관과 통화했는데 아직 일본과 통화가 안 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의를 받고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통화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