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대출창구/사진=장동규 기자
은행권의 신용대출 증가세가 한 풀 꺾였다. 코스피 3000시대에 활황하던 주식시장이 박스권에서 횡보하고 대어급 기업공개(IPO)도 없어 빚투(빚내서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잠시 숨 고르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이 전월 말보다 1900억원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 한달 동안에는 1조5791억원 늘어났다. 지난 18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주요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35조4174억원이다. 


은행권에선 신용대출 증가세가 꺾인 배경으로 주식시장 랠리가 주춤해진 것이 꼽힌다. 지난 22일 코스피 지수는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매도로 다시 꺾이며 31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87포인트(-0.90%) 하락한 3079.75포인트로 거래를 마감했다. 개인이 7483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3160억원을, 기관은 4581억원을 각각 매도했다. 

최근 대어급 IPO가 실종된 점도 신용대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SK바이오팜 이후 빅히트, 카카오게임즈 등이 상장하면서 공모주 투자에 대한 기대심리가 한껏 높아졌는데 2월에는 대어급 IPO가 보이지 않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신용대출을 조이면서 지난달 은행들이 줄줄이 마이너스 통장을 중심으로 한도 축소와 금리 인상에 나선 것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금융당국은 오는 3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가계부채 대책을 시행한다. 

DSR 규정이 확대 적용될 경우 우선적으로 거론되는 문제는 정확한 소득 파악이 어려운 자영업자들은 자칫 대출시장에서 소외될 수 있다. 직장인은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등 객관적 자료를 근거로 소득을 증빙할 수 있다.

이같은 '증빙소득'이 없는 사람은 DSR를 계산할 때 카드 사용액, 국민연금 납부 내역 등을 기반으로 하는 '인정소득'이나 '신고소득'을 제출해야 하는데 최대 5000만원까지만 인정된다.

소득 파악이 가능하고 상환능력이 우수한 사람들의 대출시장은 확대되는 반면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청년 등 소득 파악이 어렵거나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의 대출시장은 막힐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