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교보생명이 딜트로이트안진과 풋옵션 분쟁에서 승기를 잡았다. 신 회장이 올해 초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사진=교보생명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딜트로이트안진(이하 안진회계법인) 풉옵션 분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커졌다. 검찰이 지난달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딜로이트안진 관계자 3명에 대한 조사를 벌인 끝에 이들이 부당이득을 벌이려고 했던 사실을 적발하면서다.
검찰의 이번 판단으로 신 회장이 반격의 승기를 잡으면서 풋옵션 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특히 딜로이트안진의 위법 여부는 신 회장과 FI간 ICC 중재 판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검찰은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IMM PE, 베어링 PE, 싱가포르투자청 등 컨소시엄의 임직원과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3명이 교보생명의 가치평가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허위보고와 부정청탁 관련 공인회계사법을 위반한 혐의로 지난 1월 이들을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공인회계사의 공정·성실 의무 등을 규정하는 공인회계사법 제15조 3항과 명의대여 등을 금지하는 22조 4항을 위반했다고 봤다.  

해당 규정은 공인회계사가 직무를 행할 때 허위보고를 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부정한 청탁을 받고 금품이나 이익을 수수·요구 또는 약속하거나 위촉인이 부정한 방법으로 금전상의 이득을 얻도록 가담해서는 안된다고 돼 있다.  

검찰은 조사 끝에 이들 회계사들이 어피니티컨소시엄에 유리하도록 그들이 정하는 평가방법과 가격에 따라 가치평가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를 승낙했고, 결과적으로 의뢰인들이 부당이득을 취득하려는 계획에 동참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용역비와 법률비용 외에 향후 어피니티컨소시엄 등으로부터 다른 업무들을 수임 받기로 약속한 정황도 포착했다. 또 이들은 인증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독립성과 신의성실의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는 공인회계사회 회칙, 윤리기준 등도 위반한 사실도 적발했다.  

앞서 교보생명은 지난해 4월 풋옵션 행사 가격에 대한 평가는 행사일을 기준으로 해야 함에도 딜로이트 안진이 일부 FI의 의뢰로 평가 기준일을 앞당겨 가격을 부풀렸다며 딜로이트 안진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지난 2018년 10월 교보생명의 기업공개(IPO) 지연에 반발해 풋옵션을 행사했다.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지난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24%를 1조2054억원에 매입하면서 2015년 9월 말까지 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최대주주인 신창재 회장 개인에게 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을 받았다.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어피너티(9.05%), IMM PE(5.23%), 베어링 PE(5.23%), 싱가포르투자청(4.5%) 등 4개 투자자로 구성돼 있다.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딜로이트 안진을 통해 풋옵션 행사 가격을 주당 40만9000원으로 평가했다. 이는 매입 원가인 주당 24만5000원의 2배에 가까운 것이어서 과대평가 여부를 놓고 신 회장과 FI 측이 논쟁을 벌였다.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딜로이트 안진의 평가보고서를 근거로 2019년 3월 ICC에 중재를 신청했다. 그러나 딜로이트 안진 소속 회계사들이 기소되면서 평가보고서의 신뢰도에 대한 문제가 제기돼 중재 판정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 회장은 ICC 중재 판정 과정에서 주식 가치 평가의 위법성 근거로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