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이 SNS 사칭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배우 현빈(왼쪽부터), 김원희, 홍석천, 알렉스. /사진=장동규 기자, MBN, CJ E&M, SBS 제공
배우 현빈, 홍석천에 이어 알렉스, 김원희의 남동생까지 연예계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칭주의보가 발령됐다.
방송인 알렉스는 2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나는 한국어나 영어를 쓸 때 구글 번역기를 이용하지 않는다"(I dont use google translater to speak korean or english)는 글을 올렸다.

그는 사칭 SNS 계정을 캡처한 사진을 올리고 "저 아니다. 사칭주의"라면서 "어이 젊은이, 신사답게 일해서 돈 벌어야지"라고 일침을 가했다.

알렉스는 자신의 팬과 사칭계정 주인이 나눈 황당한 대화도 공개했다. 사칭계정 주인은 팬의 예리한 질문에 '그럴 시간이 없어. 위험에 빠진 순진한 영혼이 있는데 그는 내 도움이 필요해' 등 번역기를 돌린 듯 어색한 말투로 대답했다.


알렉스는 "제가 열심히 살았나보다. 저런 사람들 눈에 띄기도 하고"라며 "그 와중에 현명한 팬의 대처, 아침부터 웃고 간다. 요즘 피드를 잘 안 올리니 이런 일도 생긴다.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같은날 방송인 김원희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남동생을 사칭하는 계정에 주의를 당부했다. 김원희는 "주로 일산 가좌동 근처에서 제 남동생이라고 사칭하며 식당에 피해를 주거나 근거 없는 얘기를 하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는 제보가 계속 온다"고 적었다.

이어 "김원철이나 김원천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저와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그럴싸한 거짓말을 너무 많이 한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김원희는 "범인이 누군지는 제가 잘 알고 있다. 신고하면 되겠지만 그러기엔 마음이 편치 않은 이유가 있다"고 했다.

그는 "혼내도 보았지만 소용이 없는 것 같다"며 "일단 저는 참아보겠습니다만 그 사람 때문에 피해 보시는 분들이 계실까 걱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원희는 "제 친동생이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피해 당하지 않도록 조심하세요"라고 당부했다.
현빈 소속사가 사칭 계정 주의를 당부했다. /사진=장동규 기자, VAST엔터테인먼트 인스타그램
연예인 SNS 사칭 논란은 어제 오늘 일만이 아니다. 지난 18일 배우 현빈 소속사 VAST엔터테인먼트는 공식 SNS를 통해 "최근 회사로 소속 배우 및 당사를 사칭하는 사례에 대한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당사는 공식 계정 외에 별도의 계정을 운영하고 있지 않으며 소속 배우인 현빈씨도 개인 SNS(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등)를 운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현빈 측은 "어떠한 경우에도 특정 개인에게 금전적인 제안이나 요구를 하지 않사오니 팬 여러분들께서는 이 점 인지하시어 사칭 계정으로 인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 부탁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사 역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더 이상의 피해를 방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앞으로도 VAST엔터테인먼트와 소속 배우들을 향한 따뜻한 관심과 애정 부탁드린다"고 끝을 맺었다.

방송인 홍석천도 유튜브로 소통하던 중 팬들에게 "저의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고민 사연을)보내면 된다. 하지만 조심하셔야 할 게 있다. 요즘 저를 사칭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사칭 계정으로 다이렉트 메시지(DM)를 잘못 보내지 않기 바란다. 꼭 저의 진짜 계정으로 보내달라. 그러면 성심성의껏 사연 및 고민을 들어드리겠다"고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많은 팬들 보유하고 있는 연예인의 사례는 금전적인 피해가 아닌 정신적 피해 혹은 이미지 손상 등의 피해를 입는다. 연예인들은 사칭 SNS 계정을 통해 루머와 헛소문이 퍼져 결국 스타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대중에 심어지는 것을 우려한다. 다만 연예인 SNS 사칭에 대한 처벌 규정이 따로 없다. 연예인을 사칭해 타인의 돈을 갈취했다해도 고소할 방법이 없다는 것.
이에 한병도 의원(더불어민주당·익산시을)은 지난해 7월 타인을 사칭하는 경우 처벌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타인의 동의 없이 유통되는 정보를 '불법정보'로 규정하고 이를 위반해 타인을 사칭할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범죄 피해 발생 여부를 중시해왔던 현행법과 달리 타인 사칭만으로도 1년 이하 징역 또는 최대 1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현행법은 타인 사칭 만으로는 처벌할 수 없었다. 또 명예훼손이나 사기 등 2차 피해가 발생할 경우에만 민·형사상의 처벌을 할 수 있게 돼 있어 근본적인 범죄 피해를 예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개정안은 '다른 사람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그 사람의 성명·명칭·사진·영상 또는 신분 등을 자신의 것으로 사칭하는 내용의 정보'를 추가해 이를 불법정보로 규정했다. 

지난해 개정안 발의 당시 한 의원은 "타인 사칭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전화나 SNS상의 안전망을 보다 촘촘히 할 필요성이 있다"며 "개정안 통과에 만전을 기해 타인 사칭 범죄 자체가 일어나지 않도록 힘쓰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