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융감독원장/사진=임한별 기자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이 3일 윤석헌 금감원장에게 "자진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윤 원장이 채용비리 가담자의 승진을 용인했다는 이유다.
노조는 3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윤석헌 원장 전횡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인사 파행으로 금감원은 난파 직전의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22일 성명서를 통해 인사 문제를 처음 지적한 노조는 25일 금감원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연 데 이어 이날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이어가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윤 원장이 금감원에 손해를 입힌 채용비리 가담자들에게 구상권을 행사하지 않고, 오히려 승진시킨 것을 문제 삼았다.

오창화 노조 위원장은 "제대로 된 금감원장이라면 즉시 채용비리 연루자들에게 구상권을 행사해 손해배상금을 회수하고 금융회사에 되돌려줘야 한다"며 "금감원은 아직까지 구상권을 행사하지 않고 오히려 채용비리 가담자를 승진시켜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받게 됐다"고 지적했다.

2014년 금감원 팀장이던 A씨는 경력직 채용 과정에서 임모 국회의원 아들에게 특혜를 줬다가 '견책' 징계를 받았다. 2016년 수석조사역이던 B씨는 2016년 신입사원 채용에서 김모 한국수출입은행 부행장 아들이 합격하도록 조작하는 등 채용비리 3건이 적발돼 '정직' 징계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채용 탈락자들이 소송을 제기해 금감원은 1억20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한 바 있다. 금감원은 금융회사의 분담금으로 운영된다. 채용비리로 인한 손해배상금을 금융사 돈으로 지급한 셈이다.

금감원은 그러나 채용비리 가담자에 대한 구상권을 행사하지 않고, 오히려 올해 정기인사에서 A팀장을 부국장으로, B수석조사역을 팀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해 논란을 낳았다. 금감원은 해당 직원들의 고과가 좋고, 채용비리에 대한 징계와 승진 제한이라는 조치를 이미 받았으니, 승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 위원장은 "잘못된 인사는 되돌릴 수 없으며, 윤 원장이 이번 인사 참사를 책임지는 방법은 사퇴뿐"이라며 "더 이상 금감원을 욕보이지 말고 자진사퇴할 것을 윤 원장에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원장은 5일 금요일까지 거취를 밝혀주기 바란다"며 "만약 사퇴하지 않고 버틴다면 무사히 퇴임하긴 어려울 것이다, 대가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