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 4일 발표한 2021 KBO리그 선수단 등록 현황에 따르면 평균 연봉(신인 및 외국인선수 제외)이 1억2273만원으로 전년 대비 15.1%가 감소했다. KIA와 한화는 평균 연봉이 각각 9030만원, 7994만원으로 1억원도 안 됐다. 지난해에는 10개 구단 모두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었다.
전체적으로 인건비 지출이 줄어든 가운데 가장 많이 다이어트에 성공한 팀은 롯데였다. 롯데는 총 연봉이 지난해 90억1600만원에서 52억2000만원으로, 무려 40억원 가까이 줄었다. 연봉 1위 타이틀을 내려놓고 8위까지 하락했다.
또 다른 인기구단 KIA도 이채롭다. 지난해와 견줘 31억2900만원이 감액(47억8600만원)된 KIA는 삭감률이 38.4%로 롯데(37.6%)보다 높았다. 롯데, KIA보다 총 연봉이 적은 팀은 베테랑을 내보내고 리빌딩을 단행한 한화(42억3700만원) 밖에 없다.
정리컨대 총 연봉을 30억원 이상 줄인 팀은 롯데와 KIA뿐이다. 언뜻 구단이 거품을 빼고 살림살이를 잘하고 있다는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몇몇 거액 선수들의 연봉 변화에서 비롯된 결과다.
롯데는 이대호, 손아섭, 민병헌 등 3명의 연봉이 큰 영향을 끼쳤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연봉 25억원으로 KBO리그 최고 대우를 받았던 이대호는 FA를 신청해 2년 26억원에 잔류했다. 연봉은 8억원으로, 17억원이 삭감됐다. 그럼에도 이대호는 여전히 롯데 선수 중 가장 비싼 몸값이다.
나란히 5억원을 받는 손아섭과 민병헌의 연봉은 더 특이하다. 손아섭과 민병헌은 올해가 FA 4년 계약의 마지막 해인데 연봉이 전년대비 각각 75%, 60% 깎였다. 지난해 손아섭의 연봉은 20억원, 민병헌은 12억5000만원이었다.
롯데는 2017년 말 FA 시장에서 손아섭과 98억원, 민병헌과 80억원에 계약하면서 '계단식 연봉' 지급을 결정했다. 그리고 선수는 FA 자격을 재취득하는 시즌에 연봉을 낮춰 선택의 폭을 넓히는 선택을 내렸다. 그에 따른 결과물이다.
이대호, 손아섭, 민병헌 세 선수의 삭감 금액만 39억5000만원이다. 롯데 총 연봉이 37억9600만원이 줄었으니 세 선수에 의해 몸집이 작아진 셈이다.
KIA는 롯데처럼 '이상한 계약'에 영향을 받은 건 아니지만, 역시 고액 연봉자와 연관이 있다. 지난해 연봉 23억원을 받던 양현종(텍사스)이 떠난 게 가장 큰 배경이다.
KIA는 에이스를 붙잡기 위해 '초대박 계약'을 준비했지만 FA가 된 양현종은 후회 없는 도전을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지난해까지 김주찬, 나지완, 최형우는 FA 계약자였다. 김주찬의 연봉은 4억원, 나지완은 6억원, 최형우는 15억원이었다.
김주찬은 두산 코치로 새 출발했으며 나지완은 비FA로서 4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최형우가 FA를 다시 신청해 3년 47억원에 잭팟을 터뜨렸으나 그의 새 연봉은 9억원이다. KIA는 이들의 거취와 연봉 감액만으로 큰 지출이 사라졌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