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이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비상상고 재판 참고인 진술 등을 위해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피해자들은 선배 대법관들의 잘못된 판결을 현재 대법관들이 바로잡아 달라고 호소했다. 2020.10.15/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1980년대 대표적 인권유린 사례인 부산형제복지원사건의 비상상고건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이 11일 나온다. 문무일 전 검찰총장이 2018년 11월 대법원에 비상상고를 신청한지 약 2년4개월여만이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이날 형제복지원 원장 고(故) 박인근씨의 특수감금 혐의 관련 비상상고에 대한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형제복지원은 부랑인 선도 명분으로 내무부(현 행정안전부) 훈령 410호(1987년 폐지)에 따라 1975~1987년 운영돼 장애인, 고아 등 3000여명을 마구잡이로 잡아들여 강제노역과 학대 등을 일삼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박씨는 부랑인들을 울주작업장에서 강제노역에 종사시킨 혐의(특수감금)로 기소됐으나 법원은 수용이 정부훈령에 따른 것이므로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며 무죄판결했다.

형법 제20조는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검찰청 산하 검찰개혁위원회와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차례로 당시 대법원 판결에 대한 비상상고를 권고했고 문 총장은 이를 수용해 2018년 11월 비상상고 신청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비상상고는 신청기간에 제한이 없고 판결을 받은 자가 사망했을 때도 허용된다. 박씨는 2016년 사망했다.


지난해 10월 열린 재판에서 검찰 측은 형제복지원 운영이 위법하지 않다고 본 법원의 판단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고경순 대검 공판송무부장은 "형법 제20조에서 정한 '법령에 의한 행위'는 합법·합헌에 따른 것을 의미한다"며 "(훈령은) 신체·거주의 자유를 침해하며 피해자들을 사회로부터 격리해 기한 없이 강제수용하게 한 것은 과잉금지 원칙 및 적법절차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 감금이 내부무 훈령에 따라 정당하다고 본 것은 형법 제20조를 잘못 해석·적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과거 판결에 법령위반 사실이 인정되면 원 판결을 파기할 수 있으나 그 효력이 박씨에게 미치진 않는다. 형사소송법이 비상상고 사건의 원심판결이 유죄판결 등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때에만 2심 재판을 다시 하도록 하고 그 외에는 비상상고 판결 효력이 미치지 않도록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피해자 측 대리인인 박준영 변호사는 "법원이 내무부 훈령의 위헌을 확인한다면 과거에 이 훈령 때문에 시설에 수용된 사람들의 국가배상청구가 용이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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