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검찰과 경찰이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초기 수사와 강제수사, 혐의 입증까지의 모든 과정은 물론 재판에서도 두 기관이 불협화음을 내면 실체 규명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도시 투기 수사를 놓고 검경 갈등이 재연될 수 있어 우려스럽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합수본)는 반부패·공공범죄수사과와 중대범죄수사과 등 국가수사본부(국수본) 수사부서를 비롯해 전국 시도경찰청 18곳과 국세청·금융위원회의 파견 인력까지 총 770명으로 편성된다. 경찰청 국수본을 주축으로 한 합수본은 전날 발족했다.
정세균 국무총리의 지시로 경찰이 주축이 됐으나 이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은 여전하다. 양천 입양아 학대 사망사건 등 부실수사 사례에서 보듯 경찰 수사를 신뢰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올해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이 폐지된 검찰 내 반발 기류도 감지된다.
직장인 익명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는 "경찰이 LH 본사를 압수수색했는데 소용없다. 국토교통부를 압수수색을 했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대검찰청 직원을 자처하는 사람이 경찰 수사의 문제를 제기하는 글이다. 글쓴이는 경찰이 LH 직원의 거주지에서 압수한 토지 개발 지도도 "광명 중국 배달집에도 있는 지도 아닌가, 피라미만 잡는다"며 평가절하했다.
경찰도 속내가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검찰이 경찰보다 수사를 더 잘해 신도시 투기 사건을 맡아야 했다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다만 비판 여론에 직접 대응을 자제할 뿐이다.
하지만 수사 전문가들은 "두 기관의 협력은 선택 아닌 필수"라고 한목소리를 낸다.
요컨대 경찰은 검찰의 협조 없이 신속한 강제수사를 할 수 없다. 경찰이 압수수색과 구속 등 강제수사 영장을 신청하면 검찰이 받아들여 법원에 영장을 청구할 수 있고 이후 법원이 영장을 발부해야 경찰이 강제수사를 할 수 있다.
물론 검찰이 경찰의 영장 신청을 기각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하지만 만에 하나 수사 허점을 핑계삼거나 의도적 목적을 갖고 영장 청구를 지체하거나 영장을 기각하면 경찰 수사에는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신속하게 검토하라"고 검찰에 요청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검찰이 이번 수사에서 완전 배제된 것도 아니다. 경찰이 사건을 송치하면 검찰은 직접 보강수사를 하거나 보완수사를 경찰에 요청할 수 있다. 두 기관이 송치 단계부터 밀접하게 연결돼 서로를 배제하기가 불가능한 것이다.
경찰이 수사만, 검찰이 기소만 맡는다고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검찰이 이번 의혹에 고위공직자 연루 정황을 포착하면 직접 수사도 할 수 있다. 고위공직자와 부패범죄는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6대 범죄'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검찰은 직접수사를 하더라도 수사 자료와 기록 등을 경찰에 요청할 수도 있다. 서로의 성과를 위해서라도 협력이 불가피하다.
최승렬 합수본 특별수사단장이 9일 백브피링에서 "수사와 영장 신청, 송치 단계가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기소와 공소유지를 맡은 검찰과의 협력은 필수적"이라며 "국수본은 대검찰청과 시도청, 지검, 사건 관할 지청과 유기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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