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형제복지원 원장 고(故) 박인근씨의 특수감금 혐의 무죄판결에 대한 검찰총장의 비상상고를 11일 기각했다.
비상상고란 형사소송 확정 판결에 법령의 적용이 잘못됐다고 판단되는 경우 검찰총장이 대법원에 시정을 청구할 수 있는 일종의 비상구제 제도다.
형제복지원은 부랑인 선도 명분으로 내무부(현 안전행정부) 훈령 410호(1987년 폐지)에 따라 1975~1987년 운영돼 장애인, 고아 등 3000여명을 마구잡이로 잡아들여 강제노역과 학대를 일삼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박씨는 부랑인들을 울주작업장에서 강제노역에 종사시킨 혐의(특수감금)로 기소됐지만 법원은 수용이 정부훈령에 따른 것이므로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며 무죄 판결했다.
형법 제 20조는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
대검찰청 산하 검찰개혁위원회와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차례로 박씨에 대한 당시 대법원 판결 비상상고를 권고했다. 문 총장은 이를 수용해 2018년 11월 비상상고 신청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비상상고는 신청기간에 제한이 없고 판결을 받은 자가 사망했을 때도 허용된다. 박씨는 2016년 사망했다.
지난해 10월 열린 재판에서 검찰 측은 형제복지원 운영이 위법하지 않다고 본 법원의 판단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고경순 대검 공판송무부장은 "형법 제20조에서 정한 '법령에 의한 행위'는 합법·합헌에 따른 것을 의미한다"며 "(훈령은) 신체·거주의 자유를 침해한다. 피해자들을 사회로부터 격리해 기한 없이 강제수용하게 한 것은 과잉금지 원칙 및 적법절차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들 감금이 내부무 훈령에 따라 정당하다고 본 것은 형법 제20조를 잘못 해석·적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법원은 11일 비상상고를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