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 여성 A씨는 한 회사에서 일하기 위해 지원서를 제출했다. 운이 좋게도 서류전형에 합격했다는 통보를 받은 그는 면접을 보러 가서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 한 면접관이 "결혼적령기인 여성은 출산문제가 있다"면서 "다른 곳을 알아보라"고 했기 때문이다. A씨는 "굳이 지원서에 나이도 있는데 인터뷰 자리에 불러서 안 된다고 했는지"라며 "많이 허무했다"고 말했다.
최근 동아제약 신입사원 면접에서 한 면접관이 "군대에 갈 생각이 있냐" "여자는 군대 안 갔으니 남자보다 월급 덜 받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성차별적 질문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사례는 동아제약뿐만 아니라 A씨의 경우에서처럼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직장갑질119가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을 통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채용절차법)이 개정된 2019년 7월 이후 채용절차법 위반으로 신고된 559건 중 60.5%인 338건이 구직자들의 신체적 조건이나 개인정보를 요구한 것이었다.
또한 과태료가 부과된 177건 중 68.9%인 122건도 해당 조항을 위반한 건으로 드러났다.
이뿐만이 아니다.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여성직원들은 입사 이후 업무 과정에서도 차별적 대우를 받고 있다.
직장갑질119에 관련 내용을 제보한 B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부터 회사에서 밥을 차려 먹었는데, 상사는 여성인 제게만 반찬, 밥통, 밥그릇, 숟가락 나르기를 시켰다"라며 "재떨이 비우기, 쓰레기통 닦기 등 허드렛일은 모두 제게 시켰고,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했지만 참으라고만 해 결국 퇴사했다"고 주장했다.
직장갑질119는 이런 입사갑질을 막기 위해 채용절차법이 있지만, 30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중소기업에서 벌어지는 입사갑질은 처벌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30인 이상 사업장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9년 7월 채용절차법 개정 이후 1년8개월 동안 수사기관에 통보된 것은 한 건에 불과했다.
김두나 직장갑질119 변호사(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법)는 "채용과정에서 발생하는 성차별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 스스로 조직 내 성차별적 문화를 점검하고 성찰해야 한다"며 "정부는 공정한 채용기회의 보장을 위해 채용절차법 적용대상을 30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하고, 채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차별에 대한 실질적인 제재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용 의원은 "채용과정에서 성차별 문제는 직장 내 성차별 문화의 연장선에 있는 문제"라며 "채용과정에서 '갑질면접' 방지를 위해서는 용모, 키, 재산 등 부당한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관행 역시 근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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