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업계 예상대로 최원진 롯데손해보험 사장이 자진 사임했다. 지난 2019년 10월 최 사장은 2년 임기로 부임했지만 첫 해만 버티고 결국 사임하고 말았다. 실적 때문이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16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2019년(-512억원)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손실도 208억원으로 전년대비 적자폭은 501억원 축소됐지만 적자 탈출에 실패했고, 매출액은 전년대비 8.4% 감소한 2조2344억원을 기록했다.
실적이 부진한 수장이 교체되는 건 그리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롯데손해보험은 좀 다르다. 벌써 두 번이나 연속으로 계약 기간이 남은 대표이사를 갈아치웠다. 실적 개선에 대한 목마름과 조급함이 느껴진다. 결국 점점 더 '사장들의 무덤'이 되어가고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 사장은 최근 롯데손보의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JKL파트너스에 사의를 표명했다. 롯데손보는 이날(15일) 오후 임추위를 열고 최 사장의 사의 수용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사의가 받아들여지면 후임 인선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 사장에 이어 전문경영인이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 사장은 JKL파트너스로 복귀한다.
JKL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 10월 롯데손보를 인수했으며, 최 대표가 1년 6개월여간 회사를 이끌어 왔다. 최 대표는 취임 후 구조조정과 비용효율화 등에 힘썼다. 롯데손보 임직원은 JKL파트너스가 인수하기 전 약 1750명에서 현재 약 1230명 30% 가량 줄었다. 또 자동차보험, 실손의료보험 등 적자가 심한 상품의 언더라이팅(인수심사)를 강화해 비중을 줄이는 반면 수익성이 높은 장기보험 영업은 강화했다. 하지만 실적 개선에는 실패했다.
앞서 지난 2012년엔 김창재 사장이 돌연 사임하며 파장이 커진 바 있다.
김 사장은 손해보험업계에서 ‘영업왕’으로 불릴 정도로 유능한 인재로 손꼽혔다. LIG손해보험 부사장 출신인 김 사장은 롯데손보 출범 직후 2008년 4월 초대사장으로 취임했으나 롯데그룹의 경영방식과 지속적으로 마찰을 빚어왔고 그 결과 사임을 결정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적자탈출을 위해 무리수를 두는 일이 많아지고 업무가 집중되면서 롯데손해보험 사장들이 평소 ‘번아웃됐다'는 말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