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내 국가수사본부 건물. 2021.3.9/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박종홍 기자,강수련 기자 = 여야가 16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사건에 특검을 도입하고, 국회의원 전원과 직계 존·비속의 부동산을 전수조사하는 데 전격 합의했다.
부동산 투기의혹의 '수사주체'인 경찰은 'LH 특검' 여야 합의에 신중한 입장이지만, 내부에서는 사기가 꺾일 수 있다는 점에서 당황스럽고, 부정적이란 반응이 나오고 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이날 LH 사건과 관련해 특검 도입과 함께 국회의원 본인 및 가족에 대한 부동산 전수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하지만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정치권의 이런 결정에도 수사진행에 있어서 흔들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검이 도입된다고 해도 국수본이 지난 10일 전국 시도경찰청 경찰과 국세청, 금융위원회 등 파견 인력을 포함해 770명으로 구성한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합수본) 차원의 수사는 정상적으로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국수본 관계자는 "여야가 합의한 걸 어떻게 얘기하겠나"라며 "(맡은 부분에 대해) 엄정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합수본 관계자도 "우리가 맡은 수사를 최선을 다해 진행할 뿐"이라며 신중하게 반응했다.


다만 일선 경찰들은 여야 특검 도입에 대해 사기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검경 수사권 조정이 이뤄졌는데도 경찰을 믿지 못하는 모습에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경찰관은 "지난 1월1일부터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6대 범죄를 제외한 나머지는 경찰이 수사권을 갖기로 법에서 규정했으면 경찰이 하도록 맡겨두면 되는 일"이라며 "수사를 진행하는 중인데도 계속 경찰을 믿지 못하겠다고 하면 사기에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우리나라 대형 사건은 주로 검찰이 맡아왔으니까 국민들도 정치권에서도 검찰, 검찰하는데, 사실 우리 경찰 수사역량은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정도"라며 "이번 사건이 경찰의 수사능력이 얼마나 되는지 보여줄 기회였는데 특검으로 한다니 유감스럽다"고 불만스러워했다.

다른 경찰관도 "정치적인 이유로 특검을 도입하겠다고 합의한 점은 뭐라 할 수 없다"면서도 "고위공직자수사처도 발족해 있고, 국수본 출범 후 종합적으로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음에도 특검을 도입하겠다는 건 상당히 아쉬운 일"이라고 했다.

이어 "앞서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검경 갈등구도로 몰고 가서 검찰이 수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6대 범죄도 경찰이 압수수색이나 구속영장을 먼저 청구하는 경우 경찰에 독자적인 수사권이 있다"라며 "이런 검경 갈등구도는 부추기기, 당리당략을 위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특검을 탄생시키는 것은 수사력 낭비 내지는 당쟁의 소지가 될 가능성이 높고, 정치적인 걸로 해석된다"라며 "특히 국수본 체제에서 처음 시작하는 전국적 사건이 이렇게 되는 건 수사를 담당하는 일선 경찰의 입장에서 많이 아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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